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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2개월밖에 안됐는데…" 주민 반발

■ 미분양 헐값 할인 갈등 파주운정 한라비발디 플러스 가보니<br>기존 계약자 바리케이트 설치… 분양대행사·외부인 출입 막아<br>최대 30% 할인… 시세보다 싸 인근 거래시장에도 찬물<br>한라 "실거래가 고려 문제없어"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 플러스 주민들이 단지 입구를 차단한 채 ㈜한라측의 할인분양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할인분양이 안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불과 입주 두달만에 입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헐값에 미분양을 팔겠다고 나서는게 말이 됩니까."(파주운정 한라비발디 플러스 입주민 O씨)

최근 거래 회복조짐을 보이던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가 업체의 할인분양으로 시끄러워지고 있다. ㈜한라(옛 한라건설)가 입주가 이뤄진지 2개월 남짓된 파주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 플러스' 아파트에 대해 최대 30%의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기존 계약자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할인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도시내 기존 아파트 거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다.

기온이 뚝 떨어진 지난 주말 기자가 찾은 파주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 플러스 아파트 정문은 높은 철문으로 막힌 채 굳게 닫혀 있었다. 후문 역시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쳐 놓은 바리게이트가 서 있었다. 입주자들은 24시간 교대로 출입구를 지키며 드나드는 차량마다 일일이 입주민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입주민들의 이 같은 행동은 한라측이 최근 미분양 할인을 결정한 이후 단지내에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이 미분양 물량을 고객에게 보여주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입주자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아파트가 입주를 마친지 불과 두 달여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입주민 K씨는 "입주 전까지는 움직임이 없다가 입주가 이뤄지자 마자 갑자기 할인 분양한다는 것은 주민들을 기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라 측은 지난 3월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림주택에 발주한 '성공적인 사업진행을 위한 판매전략 제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적절 할인분양가와 분양시기까지 검토하고 적정가격 산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지속해 왔다.

또다른 주민은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주변 시세보다도 싼 할인 분양가격 때문에 거래 시장까지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지금이라도 분양을 중단하고 주민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라건설이 운정신도시 아파트에 대해 대대적 할인분양에 나선 것은 최근의 유동성 위기와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그룹 계열사인 ㈜만도의 유상증자로 지난해 2,198억에 달했던 영업적자가 올 상반기 240억원 가량으로 줄고 지난 8월 만기도래한 1,100억원의 회사채를 정부의 신속인수제를 통해 상환하긴 했지만 내년 2월과 4월, 9월에 걸쳐 모두 3,10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하는 등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다. 회사로서는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467가구의 할인분양으로 회수할 수 있는 1,450여 억원의 금액을 포기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입주 이후에 실시한 할인분양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게 없다"며 "호가 보다는 낮지만 실거래가격,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라의 파격적인 할인 분양은 인근 거래시장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게 이 지역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파주 목동동 N공인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세와 8ㆍ28대책으로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던 상황에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할인분양이 이뤄지면서 매수자들이 일반 거래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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