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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하고 존경받아야 성공한 사람"

전세 살면서 장학회 설립 나눔 실천<br>중기 사회공헌특별상 김원길 대표


김원길(오른쪽) 안토니 대표가 지난 2011년 12월28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
회장으로부터 ‘중소기업 사회공헌특별상’을 받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제화업체 안토니를 맨손으로 일궈낸 김원길(50ㆍ사진) 대표는 지난 2011년 12월2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개최한 '전국 중소기업 송년의 밤' 행사에서 '중소기업 사회공헌특별상'을 받았다. 본인은 전셋집에 살면서도 장학회 등을 통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중학교 졸업장이 학력의 전부인 그는 200여명의 직원과 함께 연매출 400억원을 올리며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을 넘보고 있지만 집 한 채 없다. 김 대표는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에는 배불리 먹고 돈 많이 벌어야 성공한 사람 축에 들었지만 이제는 나 스스로 행복하고 남으로부터 존경받아야 성공한 사람"이라며 특유의 행복론을 폈다. 그에게는 행복과 존경이 성공의 키워드인 셈이다.

충남 당진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삼촌이 운영하던 제화점에서 제화 기능공으로 출발, 판매ㆍ영업을 거쳐 경영에 이르기까지 33년간 꿈을 향해 달려온 그가 성공의 기준을 재정립한 것은 5년 전 회사의 부채를 말끔히 처리하면서부터다. 회사 경영에만 몰두했던 그는 사회를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회사 매출이 오르고 안정되면서 가방끈이 긴 선후배들도 나를 부러워해 자신감을 얻었죠. 요즘은 꽤 유명해져 기업ㆍ학교 등에서 강의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명강의라고 치켜세워주니 좋은 기업, 성공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지요.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도 받고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으니 성공이라는 목표에 더 쉽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그는 회사 이름으로 설립한 장학회를 통해 19명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가방끈'이 짧아 군대도 못 간 기억이 아픔으로 남아 있는 그는 '군인이 없으며 나라도 회사도 없다'는 생각에 육군 9사단 백마부대에 명강사 초청강연 행사를 지원하고 모범병사를 선발해 유럽여행(연간 4명)의 기회도 주고 있다. 또 고향인 충남 당진군 대오면 도이리 농부들의 특산품 개발을 후원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초청해 매년 효도잔치도 벌인다.

평균 75타로 프로급 실력을 자랑하는 김 대표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지역의 골프 꿈나무 4명도 후원하고 있다. 그는 "국가대표 출신 프로골퍼인 아들(김우현)을 키워낸 경험을 살려보고 싶어 가정환경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후원하게 됐다. 내년이면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행복지수 높이기도 그의 몫이다. 출산장려금, 직원 자녀 장학금, 지점장 해외연수 등 현실적인 복지정책 덕분일까. 안토니의 직원 이직률은 0%에 가깝다. 수상스키ㆍ골프ㆍ승마 등을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직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수상스키용 보트 3대와 스포츠카 1대를 구입해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공장 뒤편에 승마장을 마련하고 말 2마리도 준비했다. 김 대표의 지원으로 안토니 직원의 절반 이상이 수상스키 강사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직원들이 함께 스포츠를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서로 친해져 소통도 잘된다"며 "직원들의 행복이 곧 회사 경영의 성과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는 대학생들의 창업을 격려하고 청년 사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비즈니스 꿈나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매달 대학생들과 만나 창업과 관련된 조언을 해주는 그는 "강의에서 만난 대학생들마다 창업보다는 대기업 위주의 취업에 목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내 사업을 하면 초기에는 힘겹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가지 일에 10년 동안 매달린다면 누구나 1인자가 될 수 있다.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다"며 "30대 초반 대기업에 입사해 50대에 퇴직을 고민하기보다 젊을 때 창업해 고생을 겪고 나면 중년의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라면서 청년들에게 창업에 도전해볼 것을 권유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제화 브랜드 '바이네르' 인수를 앞둔 김 대표는 "부러운 사람이 있다면 나보다 신발을 더 잘 만드는 사람,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지 돈이 많은 사람은 아니다"라며 "15년 후에는 이탈리아의 명품에 버금가는 브랜드를 만들어낼 자신이 있다. 환갑이 넘어서도 꿈을 실현해가는 사람이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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