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광범위한 방공식별권 선포로 동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미국의 조 바이든(사진) 부통령이 2일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에 돌입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도쿄에 도착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고위관료들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그의 순방에 앞서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부통령이 미일 동맹 강화가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의 주춧돌이라는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에는 미일 양국이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공동 합의 문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다만 최근 미국이 자국 민항기에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지날 때 중국 측에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 일본 정부 측이 난감해하고 있어 이날 나올 최종 성명에 담길 양국 간 공조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어 4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수뇌부들과 연달아 만나 방공식별구역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백악관 측은 바이든 부통령이 중국 수뇌부 앞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이든 부통령과 시 주석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이든 부통령은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이던 2011년 방중했고 이듬해에는 시 주석이 미국을 답방해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자리를 함께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관계자는 ABC방송에 "갈등의 수위가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일에는 우리나라를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 등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은 7일 한국전 전사 미국 장병을 위한 기념식에 참석한 뒤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또 연세대에서 한미 관계에 대한 연설이 예정돼 있다.
한편 일본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지난 1일 NHK에 출연해 "우리의 판단으로는 일본 항공기에 접근할 수 있는 중국 전투기는 없었다"며 중국을 무시하는 발언을 내놔 향후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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