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12시 5분께부터 시작된 박 대통령과 실종자 가족 간의 면담은 경호요원과 경찰이 일반인의 접근을 막은 상태에서 30여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하지만 천막 안에서는 가끔 고성과 울음, 탄식 소리가 새어나왔다.
단원고 학생 실종자 어머니로 추정되는 한 가족은 “지금 가서 보세요. 형체도 못 봐요. 형체가 없어졌어요. 부모로서 형체도 못 알아본다는 게 어떤 심정인지….”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천막 밖에서는 뒤늦게 도착한 두 아버지가 실종자 가족인 줄 모르고 제지한 경호원에게 고함을 쳤다. “나 사고 해역 갔다 왔어. 부모 마음을 알아? 너희가 아느냐고….” 아버지들은 가슴을 치고 비틀대며 천막으로 들어갔다.
검은 옷을 입은 여성 2명은 천막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아이들도 못 지키는 나라 따윈 필요 없다. 목숨보다 돈인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면담을 마치고 박 대통령은 천막에서 나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임시 시신 안치소가 마련된 부두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어 남은 실종자 가족은 지친 모습으로 천막에서 나왔고, 밖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말없이 각자의 자리로 뿔뿔이 흩어졌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회의를 마치고 나온 해군본부 김판규 인사참모부장(소장)에게 “다 알고 있어요. 여러분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제발 아이 좀 구해주세요”라고 부탁하며 김 소장의 두 손을 꼭 잡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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