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수능이 끝난 직후 학원에는 대학별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 수시 2차 원서접수를 해야 하는지를 묻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수시 2차 원서모집은 11일부터 시작된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수준별 수능으로 정시가 더욱 예측 불가능해지면서 수시로 안전하게 가겠다는 수험생이 많다"며 "지난 해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수시에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는 시험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치러져 지난 해와 비교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입시업체들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등급 커트라인과 주요 대학 합격점수 추정치를 내놓고는 있지만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누그러트리지는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번 수능이 지난 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영향도 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시험을 못 봤다고 생각한 나머지 수시 안정지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학과 영어 B형이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에서도 시험을 못 봤다는 학생이 많다"며 "상당수가 수능 후 치러지는 논술ㆍ구술면접을 보러 가거나 수시 2차에 새로 원서를 넣겠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하위권은 AㆍB형 동시 반영 대학의 경우 영어 B형 5등급 이하가 A형 1등급보다 불리할 것으로 보여 B형 응시생을 중심으로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로 반드시 가겠다는 학생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9일 시행된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논술고사 등의 응시율이 지난해보다 올랐다. 성균관대는 논술고사 응시율이 지난 해 60%에서 올해 65%, 숭실대는 55%에서 70%로 상승했다.
하지만 가채점 점수만으로 불안감에 휩싸여 정시를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시험이 어렵고 전형이 복잡한 것은 수험생 누구에게나 해당된다"며 "불안감에 무턱대고 하향 지원하기 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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