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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빛나는 조연을 기대하며

영화든 드라마든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3박자를 갖춰야 한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매끈한 연출력,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그것이다. 여기에 ‘+a’가 있다. 바로 빛나는 조연이다. 뛰어난 조연은 극의 맛을 더하는 ‘감초’ 역할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조연이 극을 더욱 빛낼 때도 있다. 시청률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MBC 드라마 ‘주몽’만 봐도 그렇다. 주몽(송일국)과 소서노(한혜진)라는 두 주인공이 ‘고구려 건국’이란 전체 흐름을 끌고 가고는 있지만 주몽의 의형제인 ‘오마협(오이ㆍ마리ㆍ협보)’과 강철검의 비법을 터득한 모팔모(이계인)라는 조연이 있기에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게 가능해졌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지난달 28, 29일 북ㆍ미ㆍ중은 중국 베이징에서 양자, 3자 회동을 잇달아 열며 북의 초기 핵 폐기조치와 관련국들의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밀고 당기기를 이어갔다. 구체적인 재개 일정을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핵 폐기를 전제로 한 각종 인센티브 제공 설명에 북한은 “돌아가서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보적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긍정적 여운이 담긴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논의 속에 한국 정부의 소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회담 의장국이자 중재자로 연출을 담당하고 북한과 미국은 주연으로 활동하는데 한국은 북핵의 가장 실질적인 당사국이면서도 ‘엑스트라’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베이징회동의 흐름을 보면 이런 걱정이 기우(杞憂)만은 아닌 듯하다. 북ㆍ미ㆍ중이 물밑 접촉을 이어가는 동안 한국은 ‘귀동냥’을 하면서 중국과 미국의 입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지난 10월31일 6자회담 재개 합의 소식이 발표될 때도 한국 정부는 ‘왕따’ 당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물론 방코델타아시아(BDA)계좌 동결 해제 등 문제 해결의 결정적 키는 북ㆍ미 양국이 갖고 있다는 점과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6자회담이라는 무대의 막이 올랐을 때 ‘빛나는 조연’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노력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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