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94주년 3∙1절 기념식’에 정시에 도착해 온화한 표정으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회색 재킷과 검은색 블라우스 차림으로 등장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념사를 읽을 때는 결연하면서도 단호한 표정으로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대북∙대일관계를 언급한 대목에선 목청을 높이며 우렁찬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기념사를 읽는 11분 동안 총 22차례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념사를 끝낸 박 대통령은 큰 목소리로 애국가와 3∙1절 기념 노래를 부르며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어 만세삼창 때는 두 팔을 높게 들어올리며 주변 참석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박 대통령이 차분하고 무난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식을 마무리한 반면 5년 전 이 전 대통령은 ‘파격 행보’로 관심을 모은 바 있어 대조적이다. 2008년 ‘제 8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 전 대통령은 독립유공자들과 나란히 입장해 뒷열에 함께 앉는 등 기존의 의전과 격식을 파괴하는 행보를 보였다. 통상 기념식장에서 나오는 “대통령님께서 입장하십니다”라는 안내방송 또한 생략됐다. 기념사가 끝난 뒤에는 직접 연단 아래까지 내려가 “여기 계신 분들이 오늘 행사의 주인”이라며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기념식 이후의 행보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곧바로 경기도의 한 중소업체를 방문하는 민생행보를 가졌다. 또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전에는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박 대통령은 기념식 이후에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청와대로 돌아와 향후 국정운영 방안 등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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