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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8일] 의약품 안전, 학회가 직접 나서야

최근 보건당국이 당뇨병치료제 성분 중 하나인 '로시글리타존' 제제에 대한 사용제한 조치를 취했다. '아반디아'라는 상품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약이 심장병과 심장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른 조치다. 이미 유럽에서는 해당제품의 사용중단이 권고됐고 미국에서도 다른 약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게만 사용하는 등 엄격한 사용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지난달 24일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로시글리타존 제제는 우수한 혈당강하 효과로 한때 국내에서도 수백억원어치가 처방되며 당뇨처방약 1위에 오른 약물이라 환자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관련질환 전문가들의 모임인 학회의 역할이 소극적인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당뇨병 전문의들이 회원으로 있는 대한당뇨병학회는 식약청의 로시글리타존 사용제한 조치가 발표된 지 10여일이 지난 5일에야'로시글리타존 관련 당뇨병학회의 권고사항'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당뇨병환자들은 자신의 약에 로시글리타존 제제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해 다른약으로 바꾸라는 조언이었다. 또한 당뇨전문의들에게는 다른 약으로 혈당조절이 안 되는 환자에게만 '로시글리타존'제제를 제한적으로 처방하고 비슷한 계열인 '피오글리타존'제제는 계속해서 처방해도 괜찮다는 권고를 내렸다. 하지만 환자를 직접 관찰하는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학회의 대응치고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학회 측은 "보건당국이 학회의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며 나름의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수개월전부터 외국에서 이 약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을 때 학회가 먼저 나서 보건당국에 자문을 하고 환자와 처방의에게 조언을 할 수는 없었는가 묻고 싶다. 앞으로도 이번 경우처럼 의약품의 부작용으로 인한 퇴출사례는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문가집단인 학회가 적극 나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보건당국도 각종 의약품 부작용의 해외사례를 참조하되 국내의 상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최일선에서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모니터링하는 학회에 적극적인 자문을 구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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