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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결혼고시제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최근 이혼 고아가 급증하는 가운데 얼마 전 한강에 자신의 두 아이를 버려 숨지게 한 아버지의 사례를 보며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가정문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가정은 다음 세대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일차적인 교육장이며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를 만드는 디딤돌이다. 그러한 가정이 붕괴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은 우리 몸으로 치면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위험신호와 같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통과의례가 있어 부부가 될 준비, 부모가 될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급격한 가치관의 변화 속에서 미처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각종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험제도가 많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내 가정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습득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부모자격증제도’나 ‘결혼고시제’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2001년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부모들이 모여 ‘홍익가정실천운동본부’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 방향에 중심을 두고 있다.첫 번째는 “내 가정의 건강은 내가 지킨다” 는 것으로 국민의료비 절감을 위한 건강운동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병원이나 국가의 의료제도에만 내 가족의 소중한 건강을 내맡겨 둘 것이 아니라 부모 스스로 가정의 의사가 되어 평소 건강할 때부터 건강을 지키자는 것이다.일상생활 속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침이나 뜸ㆍ기체조 등 우리 고유의 건강법을 이웃과 사회에 보급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내 아이의 인성교육은 내가 한다" 는 것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공교육 붕괴의 대안으로서 부모가 나서서 가정의 스승이 되자는 것이다.부모부터 올바른 삶의 철학을 정립하고 아이에게도 삶의 참된 목적이 무엇이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에 대한 제시를 해줄 수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내 가정의 평화는 내가 지킨다" 는 것으로 부모와 자식이 서로 마음이 통하고 원활한 교류를 함으로써 가정을 사랑이 넘치는 신명 나는 놀이터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러한 자질을 부모가 된 뒤에 뒤늦게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고시제’를 통해 미리 준비할 수 있다면 좋지 않겠는가? 스스로 부모가 될 자질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체크 해 보고 모자란 부분은 배우자가 될 사람과 함께 배워 나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다. 전인적 교육철학인 우리의 ‘홍익정신’을 바탕으로 한 ‘결혼고시제’야 말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오늘날 가정붕괴 문제가 심각한 외국에도 도움을 주면서 수출도 할 수 있는 상생의 문화사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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