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이 국내 대학이 운영하는 최고경영자과정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13일 KAIST 경영대학원에 따르면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실시한 '2009년 전세계 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순위(Executive education rankingㆍ비학위 부문)'에서 이 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이 45위를 차지했다. 국내 대학으로는 KAIST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으며 중국의 CEIBS(19위)에 이어 아시아권 대학으로는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이 3년 연속 1위를, 미국 버지니아대학 'DARDEN'과 스위스 'IMD'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KAIST 최고경영자과정은 졸업생 만족도와 프로그램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과정 수료 후 연계(Follow-up)' 부문에서 14위를 기록한 데 이어 '교육시설(Facilities)' 부문에서는 17위, '수업준비(Preparation)' 부문 32위 등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배보경(50) KASIT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는 "각 대학 최고위과정이 해외 프로그램을 도입한 경우가 많지만 KAIST는 순수 국내 프로그램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KAIST 경영대학원은 현재 5개의 서로 다른 최고경영자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경영(AIM), 기술경영(ATM), 기업컨설팅(AIC) 프로그램을 비롯해 전자정부(AEG), 금융전문가인증과정(KFMP) 프로그램도 개설돼 있다. 배 교수는 "그동안 국내 대학의 최고위과정 프로그램들이 문화활동에 치중한 나머지 내실을 키우지는 못했다"며 "인맥 형성을 중시하는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이공계 대학인 KAIST의 장점을 살려 경영에 공학적 지식과 마인드를 접목하는 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KAIST 최고위과정은 대전 본교와 경영대학원이 있는 서울캠퍼스가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강의 첫 시간에 대전 본교 교수가 통계물리학의 '복잡계이론'을 가르치고 두번째 시간에는 이를 기반으로 서울캠퍼스의 경영전략 교수가 물리학의 경영학적 적용사례를 가르친다. 현재 최고위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KTB자산운용의 장인환 대표는 "과학을 기반으로 경영학을 접목시키고 있는 KAIST의 프로그램이 아주 신선하다"면서 "과학과 산업기술, 그리고 최신 경영기법을 같이 배울 수 있어 넓은 시야를 갖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개설된 KAIST 최고위과정은 지금까지 총 2,071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안병훈(62) 경영대학장은 "요즘 경영계에서는 블루오션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KAIST는 10년 후 미래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경영의 로드맵을 최고위과정 수강생들에게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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