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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요있는 곳에 공급있어야

시장경제에서 ‘공급자의 미덕’은 고객만족이다. 다시 말해 수요를 100% 충족시키는 공급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정부는 대형 공급자 중 하나다. 2기 신도시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매년 평균 37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게 우리 정부다. 하지만 이번 동탄2 신도시의 경우 정부가 ‘공급자의 미덕’을 발휘했다고 보기 힘들다. 신도시 발표가 있은 지난 4일 이후 부동산 전문가들과 각 언론은 “동탄2 신도시가 ‘강남 대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공통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동탄2 신도시는 일단 물리적으로 강남 수요를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정부의 분당급 신도시계획이 발표된 뒤 시장에서 유력하다고 거론됐던 서울 공항, 과천~안양, 하남, 광주 오포, 용인 모현 등의 후보지 중에서 동탄2 신도시는 강남과의 거리가 가장 멀다. 후보군 중 수요와 가장 동떨어진 곳이라는 얘기다. ‘500만평 이상의 땅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고는 하지만 본래의 취지를 훼손시키는 대안은 없느니만 못하다.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신도시는 ‘정책의 사생아’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동탄2 신도시에서 쏟아질 ‘10만가구’가 강남 아파트 가격을 낮추는 데 일조하지 못한다면 수도권 미분양 문제만 심화시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 부실을 정부가 자초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분당급 신도시 조성계획 발표 후 유력 후보지에서는 투기가 극성을 부렸고 그 결과 유력 동탄2 신도시가 억지춘향 격으로 낙찰된 측면이 크다. 전문가들은 강남 수요를 충족시기키 위해서는 서울 공항 등 실제 강남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에 신도시를 추가로 조성하거나 재건축 규제의 일부 완화를 통해 강남에 공급을 늘리는 정공법을 택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는 신도시 추가 발표가 없다며 경기도가 추진하는 강남 대체 명품 신도시 추진에 사실상 딴죽을 걸고 있다. 이는 시장의 요구는 무시한 채 공급 이슈의 주도권 경쟁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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