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문 후보자의 해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감을 표명한 대상은 "조선 민족의 상징은 게으름"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등의 발언이나 역사관 자체가 아니다. 문 후보자의 속내는 출근길에서 말했던 "사과할 게 있나"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자는 오전에 유감을 표명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글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기고가로서 쓴 것이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라며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기 때문에 생각이 강하고 직설적으로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보도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되풀이됐다. 청문회 준비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보도는 몇 시간에 이르는 강연 중 단지 십여초만 발췌한 것"이라며 "전체 강연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 배포한 자료에서 밝힌 "보도는 강연의 특정 부분만 부각돼 전체 강연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논리와 같다.
문 후보자는 확산되는 논란 속에서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집무실에 출근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내부에서 점심으로 배달음식을 먹고 외부 일정을 전혀 잡지 않고 청문회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비정상의 정상화, 규제개혁, 안전혁신, 국가개조 등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국정 기조에 맞춰 정책 자료를 검토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는 게 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 후보자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는 이르면 13일, 늦어도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기 전인 16일 오전까지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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