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조광래(사진)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8일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조광래 감독을 만나 사임을 권유했다”며 “그동안 대표팀의 경기력과 대표팀 운영을 볼 때 최종예선을 거쳐 본선까지 가기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 감독은 1년5개월 동안 치른 A매치(국가 간 대항전) 21경기에서 12승6무3패의 성적을 남기고 지휘봉을 반납하게 됐다. 아기자기한 스페인식 축구를 표방한 조 감독은 취임 초기부터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조직력을 강조한 빠른 공격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해외파 선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과 함께 어려운 전술로 선수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만화축구’를 구사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은 지난달 중동 원정 경기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4ㆍ5차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1승1패에 그쳐 최종예선 조기 진출 기회를 놓쳤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는 지난 8월10일의 한ㆍ일전 참패(0대 3패)와 지난달 15일의 레바논전 패배(1대 2패)를 바탕으로 지난 5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어 조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 황보 위원장은 “회장단과 기술위원장 회의에서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힘들 것 같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며 “조 감독의 경질 문제는 레바논전 패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기술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라며 “조 감독을 제외한 코칭스태프의 입지에 대해선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생각하고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황보 위원장은 또 차기 사령탑과 관련,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지도자 중에서 국ㆍ내외를 망라해 백지상태에서 적임자를 선택해 12월 중에 조 감독의 후임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후임으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비디오분석관으로 ‘히딩크 사단’에 몸담았던 압신 고트비 시미즈 S펄스(일본) 감독과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 올해 K리그 챔피언인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감독 경질과 관련해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전례가 없고, 감독의 선임과 해임은 기술위원장의 소관이라는 이유로 결국 불참했다. /온라인뉴스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