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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쪼개야 산다"

'부실 사업 떼내 실적 개선'

IBM·소니·이베이 이어 HP도 내년 PC 사업 분리

美 IT 업체 중심 분사 열풍

필립스 등 일반 기업으로 확산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연이어 부실사업 부문을 떼어내며 실적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IBM·이베이 등에 이어 미국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인 휴렛팩커드(HP)가 내년 중 회사를 둘로 쪼갤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HP가 PC·프린터 부문을 기업 하드웨어 및 서비스 부문에서 분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분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연매출 500억달러가 넘는 두 개의 상장사로 거듭나게 된다. HP는 분사 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기업용컴퓨터 서버와 네트워크·데이터저장(스토리지)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HP의 PC·프린터사업부가 2013회계연도에 올린 매출은 559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같은 해 PC 및 프린터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대비 7.1% 줄었고 HP의 전체 매출도 6.7%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1위 PC제조사 타이틀을 IBM PC사업을 인수한 중국 레노버에 내주는 등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HP는 지난 2012년 5월 전 세계 임직원의 10%인 3만4,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5월에도 1만1,000∼1만6,000명 규모의 추가 감원계획을 발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HP가 부진에 시달리는 PC사업부 분사를 검토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PC사업을 매각하거나 분사하기 위해 레오 아포테커 전 최고경영자(CEO) 시절이었던 2011년에도 PC사업부 분사를 추진한 바 있지만 주주들의 압력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HP의 이번 결정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최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잇따라 분사 및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를 통한 실적개선이 기업들의 가장 큰 목표로 기업의 전문 분야와 경영목표를 좁혀 회사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올 들어 기업들의 분사 및 매각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으로 1월 IBM은 수익성이 낮은 x86서버사업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월 일본 소니는 2012회계연도까지 9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한 TV사업을 분사하고 부진에 시달리던 PC사업을 매각했다. 또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는 지난달 30일 전자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분사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애플페이를 앞세워 모바일 및 전자 결제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디지털 결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베이 측이 생존전략으로 분사를 결정한 것이다.

분사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를 떼어내고 주식을 분할하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은 이베이 이사회를 강하게 압박해 분사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페이팔 분사 소식에 당시 이베이 주가는 7.5%나 뛰었다.

IT기업뿐 아니라 일반 글로벌 기업들도 '회사의 심장'과 같은 모태사업을 분사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네덜란드 대표기업인 필립스는 123년간 이어온 조명사업을 분사하고 수익성이 높은 가전과 헬스케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1891년 전구회사로 시작한 필립스가 조명사업을 분사한다는 것은 모태사업까지 떼어내면서 조직혁신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결단으로 평가된다. 독일 지멘스 역시 지난해 조명 부문 자회사였던 오스람을 분할했으며 제너럴일렉트릭(GE)도 조명사업부 매각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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