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리빙 앤 조이] '발레의 교과서' 이원국

"20년 쌓은 내공 후배들에 전수"<br>초빙 트레이너로 국립발레단 복귀<br>유튜브 보고 만든 안무 외국서도 유행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발레의 교과서' 이원국 "20년 쌓은 내공 후배들에 전수"초빙 트레이너로 국립발레단 복귀유튜브 보고 만든 안무 외국서도 유행 글ㆍ사진 =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물찬 재비 같은 날렵한 몸매, 꼿꼿하고 반듯한 걸음걸이. '발레의 교과서'라 불리는 그가 다가왔다. 프로필에 나와있는 키(180cm) 보다 한 뼘은 더 커보였다. 평범한 수트를 입었을 뿐인데 같은 남자가 보기에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레리노 이원국.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그의 동작 하나에 탄성을 내질렀던가. 국내 발레 무대에서 처음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무용계의 히어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현역 무대에서 활동하는 그가 최근 초빙 트레이너로 친정인 국립발레단에 복귀했다. -4년 만에 돌아오셨네요 "국립발레단을 떠난 지 벌써 그렇게 됐나요? 제가 한창 때 활동하던 곳이라 고향같이 느껴져요. 저 뿐 아니라 발레단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 싶어요." -최태지 단장님께서 추천하셨다면서요. "늘 저를 마음 속에 두고 계셨다고 들었어요. 얼마 전 성남 국제무용제 갈라 페스티벌에서 제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부르기로 결심하신 거 같아요. 단장님은 97년 처음 발레단에 왔을 때부터 저를 무척 아껴주셨던 분이에요." -이원국씨에 대한 후배들의 기대가 크던데요. "제가 오히려 젊은 친구들에게 배울 게 많지 않을까요. 후배들이 저를 보고 배우고 그런 모습을 통해 제가 또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발레라는 예술은 젊은 예술이지만 발레단 안에 20~40대까지 폭 넓은 연령층의 무용수가 있으면 서로 소통하며 실력을 높일 수 있을 거에요." -'발레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정석 발레로 유명하신데요. "솔직히 그런 수식어가 따라 다녀서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줘서 오히려 제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로 기억되고 싶은지요. "운이 좋아서 세계적인 대가들하고 많은 작업을 함께 했어요. 지난 20년 동안 경험했던 것을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해 줄 생각이에요. 하지만 결국 발레리나ㆍ발레리노에게 무대 만큼 좋은 스승은 없죠." -안무가로서도 탁월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안무가가 되겠다는 소박한 꿈이 있는 건 맞아요. 이원국이 풀어낸 '지젤'과 '호두까기 인형' 등은 그런데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긴 했죠. 하지만 대가들의 실력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요즘 새로 연구하시는 안무나 발레 동작이 있나요. "우수한 발레 작품이 유럽에는 참 많아요.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유튜브(You Tube)'에 올라와 있는 발레 동영상을 계속 돌려보며 안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우연치 않게 몇몇 작품은 세련됐다는 소릴 듣기도 합니다." -그런 연구를 통해 '핵폭탄'이란 동작이 탄생하게 됐다죠. "그게 인터넷에서 검색어로 한 때 유행하기도 했죠. 공중에서 두 바퀴를 도는 고난위도 동작인데요, '최고의 테크닉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물입니다. 후배를 상대로 '인간 실험'을 했었죠. 그 친구는 끝내 소화하지 못했지만 저는 후배의 '희생'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어요.(웃음) 세계에서 유일한 동작으로 해외에서도 유행한다는 소릴 들으면 잘했다 싶어요." -인터뷰 내내 발레 얘기만 했네요. 발레 말고 관심 있는 건 없나요? "후배들이 저를 보고 발레ㆍ커피ㆍ담배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놀리곤 해요. 그런데 요즘은 술자리를 좋아해요." -발레리노가 술을 마신다는 건 의외인데요. "발레리노도 사람들인데 당연히 술 마시죠. 물론 전에는 술을 즐기지 않았지만 요새는 그런 자리를 찾게 되더군요. 연극계 원로분들, 예술인들과 술자리에서 어울리는데 그분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게 정말 좋아요." -술 잘 드시겠어요. "소주 한 병 정도는 거뜬히 마셔요.(웃음) 춤추는데 술과 담배가 당연히 해롭죠. 하지만 '술을 끊는다고 해서 더 오래 춤을 출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제 나이가 되면(그는 올해 마흔 셋이다) 춤을 추고 안 추고는 결국 마음 먹기에 달린 게 아닌가 싶어요." -무용수로는 은퇴할 나이인데요. 비결이 궁금해요. "늘 틈만 나면 움직여요. 어르신들과 함께 있는 어려운 자리에서 꼼짝도 못할 경우 구두 안에서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려야 직성이 풀려요.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손가락 하나라도 움직여 보려고 노력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죠." -유난히 몸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인간의 신체에는 우주의 신비가 들어있어요. 문화ㆍ예술ㆍ경제ㆍ과학 등 모든 것이 담겨 있죠.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을 표현을 할 수 있는 예술이 발레죠. 그렇기 때문에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는 운명적으로 자신의 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입니다." -2005년 '이원국 발레단'을 만들면서 독립하셨죠. "잃은 것도 있지만 득이 된 게 더 많아요. 지난 20년 동안 저는 말 그대로 '왕자'처럼 살아왔어요. 발레단에 있을 때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모든 걸 주변에서 다 해줬죠. 그땐 철 없이 거만했던 때였어요. 그런데 밖으로 나와보니 제가 왕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고생'이란 단어를 쓰고 싶진 않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모난 곳이 깎이고 동그랗게 되더라고요. '왕자병'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게 완전히 없어졌어요.(웃음)" -발레 말고 또 소중한 게 뭔가요. "당연히 가족이죠. 가족은 항상 예술가에게 빚인 거 같아요. 부모님 그리고 아이….(이 대목에서 그의 눈가가 살짝 젖었다) 늘 미안한 마음 뿐이에요. 제 마음을 달래는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끝으로 언제까지 춤 추고 싶으세요. "제 춤을 보고 싶어하고 또 보는 분들이 있다면 계속 춤을 출 생각이죠." ■ 이원국발레단은… 유럽 살롱발레 벤치마킹 작지만 독립발레 표방 지난 2005년 창단한 이원국발레단은 작지만 독립 발레를 표방한다. 당시 '잘 나가던' 이원국은 주변의 만류에도 국립발레단원 생활을 접고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었다.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을 갖춘 대형 발레단과는 거리가 멀지만 뛰어난 작품성으로 관객에게 좀 더 다가가는 예술단을 꿈꿨던 것. 현재 이곳 발레단에 소속된 무용수들은 그가 발레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들이다. 유학파 발레리노 전슬기와 김대원, 발레리나 박은혜 등 후배 10명이 모였다. 세계적인 수준의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이 연습하는 장소는 대치동에 있는 30여평 남짓한 발레홀이다. 이들이 뛰어다니기엔 턱 없이 부족한 장소지만 열정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매주 1차례 공연하는 곳은 대학로 창조 콘서트홀로 객석이 250여석 규모에 불과하다. 이곳은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과 같이 수천명이 관람하는 무대에서 20여년 동안 주인공을 독차지했던 이원국에게 지나치게 '협소한' 공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단장은 "발레를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 없어요. 그저 행복할 뿐"이라고 잘라말한다.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이원국 발레 콘서트 사랑의 세레나드'를 공연하는 게 제일 중요한 스케줄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내년부터 창조 콘서트 홀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발레를 선보이는 '관광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난타와 점프처럼 일본ㆍ중국 등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것. 예전 유럽의 '살롱 발레'를 벤치마크하겠다는 이 단장의 모습에는 어느새 사업가의 기질마저 엿보였다. 그는 작은 공연장에 대한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이 늘어났으면 하는 '희망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서울 관광의 재발견 강남 '아는만큼 사랑한다' 대화하고 이해하라 '발레의 교과서' 이원국 아기가 이유없이 계속 운다면… 영아산통 의심을 꾸준히 읽으면 나도 '건강박사' 죽령엔 선비 발자취… 무량수전엔 선묘의 사랑이 로하스파크 오픈 1주년 여행권 증정 이벤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