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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샷을 하기 전에 항상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런 심상 과정이 끝나기 전에는 샷을 하지 않는다.”
골프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도 감각적인 종목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이 샷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100야드 거리는 1.2m 내에, 200야드는 5m 안쪽으로 보낼 실력들을 갖췄다. 누구나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대회마다 한 명의 우승자가 가려지고 우열이 정해진다. 실제 코스에서는 좋은 샷에 더해 감각적인 스코어링 게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5m 거리의 퍼트를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은 기량 못지않게 심리와 감각에 좌우된다. 연습 때는 90% 정도 성공시킬 수 있겠지만 꼭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면 머리를 들거나 손에 힘을 더 주게 될 것이다.
성공 열쇠는 평소처럼 샷을 한다는 멘털(심리)이다. 그래야 감각이 살아나고 자신감과 집중력이 높아진다.
평소처럼 샷을 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미리 이미지를 그려보는 것이다. 볼이 목표지점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이나 홀 속으로 굴러 떨어지는 모습을 머리 속으로 상상한 뒤 실제로 볼을 쳐본다. 이미지는 구체적으로 떠올릴수록 좋다.
박세리 선수가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보여줬던 맨발 샷도 이미지와 감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야구에서 투수와 타자의 심리전은 상대가 떠올리는 이미지를 역이용하는 게임이다. 타자가 적극적이면 유인구를 던지고 소극적이면 정면 승부를 하는 식이다.
이미지를 먼저 그려보는 것을 이른바 ‘멘털 리허설’이라고 한다. 실전에서 스코어를 낮추기 위해서는 연습장에서도 막연하게 볼을 때리는 것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하며 샷을 날리는 게 좋다. 맞바람이 부는 상황을 가정해 볼을 오른쪽으로 조금 옮기고 부드럽게 쳐서 낮게 보내는 펀치 샷을 해보는 등의 방법이다. 어프로치 샷의 경우도 목표지점 앞에 벙커나 해저드가 가로막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 그것을 넘기는 연습을 하면 실제 필드에서 훨씬 자신감 있게 샷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유식(세미프로골퍼, 전 프로야구 선수, 골프ㆍ야구 멘털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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