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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효과 기대되는 한ㆍ인도네시아 CEPA

한국의 경제와 외교가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연내에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기로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했다는 사실은 양국 간 경제협력과 교류확대는 물론 동남아 정세까지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는 점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인도ㆍ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인구대국이자 자원대국이며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무시 못할 발언권을 행사해온 주요 국가이기 때문이다.

당장 수출증대와 자원확보가 기대된다. 자유무역협정(FTA)보다도 훨씬 광범위하고 포괄적 협력을 담고 있는 CEPA가 체결되면 한국 경제는 거대한 인도네시아 시장에 반쯤 발을 들이는 셈이다. 정부는 300억달러 수준인 양국의 교역규모가 오는 2020년께 1,000억달러선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그 이상의 성과도 가능해 보인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이다. 풍부한 석유와 산림ㆍ수산자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내 유일한 주요20개국(G20) 회원국이며 VIP(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과 MIP(몽골ㆍ인도네시아ㆍ필리핀) 등 포스트 브릭스(BRICs)를 주도할 여러 후보그룹에 모두 포함되는 유일한 국가다. 1950년대 비동맹운동을 주도한 이래 국제사회에서 누려온 발언권도 여전하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협력확대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교안보 차원의 협력 파트너로도 제격이다. 인도네시아산 수송기를 수입했던 한국은 T-50I 훈련기와 잠수함을 수출한 경험도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형 차기전투기 사업(KFX)에 지분 20%를 투자할 만큼 적극적이어서 양국 간 협력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남은 과제는 정상외교의 성과를 어떻게 실익으로 연결시키느냐에 있다. 각 부처의 차분하고 장기적인 대응자세가 요구된다. 5년간의 협의를 거쳐 2009년 발표된 인도와의 CEPA처럼 치적으로 내세우거나 눈앞의 성과에 급급했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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