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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원내대표 "예산안도 날치기 하고 총선·대선 치러보라지"

與 행보에 분노 "강경투쟁" 고수


김진표(64ㆍ사진) 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디 예산도 날치기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러보라. 누가 유리하겠나"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로 민주당이 예산과 법안심사를 전면 거부한 현상황과 관련해 "지금은 강경투쟁뿐"이라는 말을 수 차례 반복하며 결기를 보였다. 민주당 내에서 홍재형 국회 부의장이나 박지원 전 원내대표, 일부 지자체장들이 원내외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또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협상에 관한 미국 측의 문서만 받아 오면 표결에 응하겠다고 했는데도 여당이 날치기를 했다"며 등원의 선결조건으로 ISD 즉각 재협상, 국회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사과와 사퇴, 예산안과 쟁점법안의 합의처리 등을 요구했다. "여당이 받기 힘든 카드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다면 예산안도 날치기하고 내년 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여당이 예산안마저 단독 처리하며 여야 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경우 정치권 전체가 비판을 받겠지만 야당보다는 여당이 훨씬 불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여당이 4년 연속 날치기를 하면 내년 선거는 절대적으로 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원내대표는 대화 내내 분노가 역력히 느껴졌다. 파트너인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로부터 한미 FTA 비준안 강행처리에 대한 힌트조차 받지 못했는데 일부 언론과 당내 일각의 '지도부에서 사전에 알았지만 대처를 제대로 못했다'는 억측과 오해를 사 곤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황 원내대표도 아침 회의에서 대표한테 유감을 표했던데, 그래도 예산과 법안심사를 하면서 원내외 병행투쟁이 맞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 양반이 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황 원내대표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을 진하게 토로한 뒤 강경투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두 사람은 합리적 온건파, 독실한 교회장로, 1947년 동갑(황 원내대표가 서울대 법대 2년 선배) 등 공통점이 많아 오랫동안 인간적 신뢰관계를 유지해왔다. "황 대표와 접촉은 하시냐"는 질문에 그는 "안 한다. 얼굴 볼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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