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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 1년중 딸기 맛이 가장 좋을 때입니다. 서울이나 수도권 등 전국으로 이 맛을 전해주기 위해 새벽부터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전국 딸기생산량의 14%를 생산하며 전국 최고의 딸기 산지로 자리잡은 충남 논산. 영하의 추운 날씨지만, 딸기재배 비닐하우스 안에는 탐스럽게 익은 딸기를 따느라 사람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19일 논산시 연산면 장전 2리 딸기재배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이상훈(60)씨는 "시설재배 딸기는 매년 11월 중하순부터 6월까지 수확을 하는데 1월에서 3월까지 가장 바쁘다"며 "신선한 딸기를 직접 따고 이를 선별해 포장까지 마친 뒤 서울 등지로 보내는데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해도 쉴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이씨는 비닐하우스 7개동에서 딸기를 재배하는데, 2년전 부터 시작한 수경재배로 수확량이 2배나 늘어 싱글벙글이다. 이씨는 "일손 부족해결을 위해 딸기체험장을 운영했는데 지난해 8,000명에 이어 올해는 1만6,000명 정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껏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 2008년 논산시 양촌면에 귀농해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전영식(57)씨는 국내시장을 벗어나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한류바람을 타고 홍콩이나 말레이시아에서 '논산 딸기'는 이미 입소문을 탈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수출도 성공했다. 전씨는 "지난 15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18일에는 뉴욕으로 수출할 딸기선적을 마쳤다"며 "항공물류비가 부담스럽지만 중장기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이 딸기 재배농가의 수익을 올려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딸기 농가의 해외수출을 돕기 위한 지자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본 것이다. 논산시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해 처음으로 농산물 시장개척단을 파견을 파견, 논산딸기 수출계약에 성공하는 성과를 내면서 해외판로 개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러시아에서 먼저 '논산딸기를 구매하고 싶다'는 제안이 올 정도로 벌써 러시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해 말에는 논산딸기 '설향'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데도 논산시의 공이 컸다.
논산지역 딸기재배농가는 모두 1,870가구다. 논산시 전체 시설면적 1,907㏊의 절반 가량(48.5%)인 925㏊가 딸기재배면적일 정도다. 연간 딸기판매액은 1,300억원이나 된다. 소득 1억이상 농가는 30~40%에 달하고, 4억원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나오고 있다.
딸기농가가 급증하다 보니 지난 해 처음으로 딸기 생산액이 전통적인 벼 생산액을 추월하기도 했다. 이재식 논산시농업기술센터 소득기술과장은 "딸기 해외수출 등으로 농가소득이 늘어나다 보니 20~30대 젊은 층도 딸기농사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며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실제 지난해 귀농교육대상자 100명중 80% 이상이 딸기농사로 진로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논산시는 최근 친환경 딸기 등 고부가가치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농가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김관기 논산시 원예특장담당은 "친환경 딸기 재배를 지원하기 위해 딸기 재배농가 모두에 딸기 화분교배용 수정벌을 지원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안심하고 딸기를 즐길 수 있도록 딸기품질 고급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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