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뿐 아니다. 대구와 인천·광주·시흥 등 지방도시에서도 빈집을 활용한 텃밭에서 빌딩 옥상 양봉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도시농업이 선보이고 있다. 오랜 도시농업 역사를 가진 독일과 영국·프랑스·일본은 도시환경 개선과 농업과 조경의 조화를 통한 관광자원화까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니 벤치마킹해볼 만하다.
물론 도시농업에도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도시농업이 발전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이 더욱 곤궁해진다는 우려도 있다. 상업적 목적의 전업농사와 다르기에 도시농업이 아니라 '도시농사'나 '도시생활농업'으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과성 이벤트로 벼 몇 포기 심고서 도심생태농사라고 내세우는 곳도 없지 않다.
그래도 도시농업은 처음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당분간 빠른 성장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방향을 제대로 설정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도시농업은 환경파괴와 열섬현상 등을 저렴하고 공해 없이 극복할 수 있는 대안임과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도시공동체 내에서의 인간관계 개선 등 사회문화적 변화까지 기대할 수 있어 미래를 위한 블루오션으로도 손꼽힌다. 잘만하면 중국을 비롯한 국가들에 성공 모델로 수출도 가능하다.
도시농업이 상생을 전제로 발전하면 오히려 농촌과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질 수도 있다. 각각 저마다의 특징 아래 도시농업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들과 중앙정부 간의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도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예산의 효율적 지원과 법 제도 마련뿐 아니라 특성화와 도농 간 상생을 유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도시농업은 지금부터 만들어가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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