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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20일] 위기극복 위해 비상수단 꺼낸 美 FRB
입력2009-03-19 17:31:55
수정
2009.03.19 17:31:55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매입과 공공기관의 담보증권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FRB는 앞으로 6개월 동안 3,000억달러의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공공기관이 발행한 모기지 담보증권을 추가로 7,500억달러어치 매입하는 등 본원통화를 직접 풀기로 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전시(戰時)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쓰지 않는 국채매입이라는 비상수단을 동원한 것은 전통적인 통화정책만으로는 위기극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확대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 자산가치 하락, 신용경색 등이 겹치면서 전세계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경기는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다. 제로 수준까지 금리를 끌어내렸지만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최근에는 채권발행 급증으로 금리도 다시 오르고 있다.
FRB의 장기국채 매입은 바로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운 금리를 묶어두는 동시에 통화를 늘려 자금경색을 풀겠다는 이중의 포석이다. 중앙은행의 국채시장 직접개입은 본원통화 공급 확대와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이어지고 국채금리에 따라 형성되는 회사채 등 실세금리를 하락시키는 효과를 얻게 된다.
미국에 앞서 영국과 일본은 이미 이 같은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조만간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금리인하정책 공조에 이어 양적완화가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본원통화 공급 확대는 환율 불균형 등 적잖은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FRB가 통화공급을 늘릴 경우 달러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잖아도 미국의 국채 증발로 금리와 달러화 가치 왜곡현상이 심한 상황이다. 지금은 다른 대안이 없어 미국 국채와 달러화로 돈이 몰리고 있으니 이번 조치로 미국 국채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달러화 가치 하락이 초래돼 국제원자재 시세 상승과 통화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 FRB의 결단과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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