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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과 정반대의 경제특구개발 선택한 일본

일본 정부가 외국인이 편하게 생활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아베노믹스 특구'를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이 의외다. 도쿄와 오사카ㆍ나고야를 포함한 아이치현 등 일본의 3대 대도시를 후보지역으로 삼았다. 대도시의 국제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기업의 원활한 활동을 지원해 성장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것이다. 외국 기업 아시아본부 등의 이탈을 막고 외국인 투자ㆍ인재와 의료관광객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담았다.

대도시 중심의 아베노믹스 특구는 지역 균형발전 성격이 강한 우리의 산업ㆍ입지정책과 크게 다르다. 우리와 달리 국가주도 성격도 강하다. 특구 육성을 총괄하는 전담장관이 있고 그 밑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ㆍ민간기업 등이 참여해 계획 수립과 실행을 담당한다.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같다는 느낌마저 드는 까닭이다.

우리는 지난 2003년 인천, 부산ㆍ진해, 광양만권을 시작으로 새만금ㆍ군산, 대구경북, 황해와 동해안, 충북 등 8곳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전담장관 없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경제자유구역위원장을 맡는 수준이다. 정부가 큰 그림만 그려주고 개발ㆍ투자 유치는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는 식이다 보니 정부주도 사업인지, 지자체주도 사업인지 불분명하다. 핵심 인허가권이 중앙정부에 있어 신속한 원스톱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규제완화 등 정책의 체계적 정비속도도 늦다. 외국인투자가의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지난해 복합리조트 형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허가 사전심사제를 도입해놓고 정권이 바뀌자 부정적 입장으로 돌아서는 등 일관성도 떨어진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에서 경제자유구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7.6%로 여전히 낮다. 선발주자인 인천, 부산ㆍ진해, 광양만권의 개발률도 절반을 밑돈다. 이제 근본적인 고민을 할 때가 왔다. 균형이라는 명분보다 선택과 집중의 효율을 중시하는 산업ㆍ입지정책, 경제자유구역의 역할ㆍ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일본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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