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 지역 의원의 경우 차기 총선을 위한 공천에서 1~2명을 빼놓고는 전원 교체가 예상된다.
대구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공천 대학살’을 당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 7월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당시부터 제기됐다. 그러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행사 차 대구를 방문했을 때 현지에 적을 두고 있는 의원들이 단 한 명도 초청받지 못하면서 소문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 나왔다. 대구 행사 당시 박 대통령을 보좌했던 안종범 경제수석과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 4인은 모두 대구에 연고가 있는 인사로 이들의 대구 출마 가능성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현 정부로서도 이른바 ‘박근혜 키즈’를 정치적 텃밭이나 다름 없는 대구 지역에 적절히 안배해야 레임덕을 방지하고 하반기의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유승민계(系) 의원들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강력히 추진 중인 오픈프라이머리가 실제로 도입되기를 내심 희망했다. 공천이 완전 국민경선제로 이뤄지면 청와대가 좌지우지하는 전략공천이 배제되면서 자신들이 살아남을 길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대 기류가 형성되면서 사실상 완전 국민경선제도 시행이 힘들어지자 유승민계 의원들의 위기감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가운데 비례대표에 초선 출신인 김희국·김상훈·권은희 의원 등은 더욱 앞날이 불확실하다.
유승민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한 핵심 인사는 “바람 앞의 등불이라는 말이 TK 의원들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드러내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 전 원내대표가 활로를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솔직히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은근한 ‘계파 정치’를 비판해 여론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TK 의원들의 살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