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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신시장 뚫어라"

텃밭 중동 경쟁 치열해져<br>대림산업·현대건설 등 남미·동남아 진출 잇달아



"국내 건설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기존 시장 역시 경쟁이 심해서 쉽지 않습니다. 이제 신시장 개척은 건설사의 숙명입니다."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신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텃밭 노릇을 한 중동 시장에서 국내외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ㆍ남미ㆍ동남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31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8월 라오스 정부와 1,500억원 규모의 팍세-사바나켓 지역 하수처리시설 건설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고 최근 타당성 조사에 돌입했다. 추진이 확정되면 이 사업은 대림산업이 라오스에서 진행하는 첫 프로젝트가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던 대림산업은 올 초 동남아시아 등 시장 다각화 전략을 추진했으며 라오스 사업을 시작으로 서서히 가시화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적극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비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지원 받게 돼 리스크가 작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도 최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 유기성폐기물 에너지화시설 사업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고 삼성건설 역시 호주 광산개발 관련 인프라 건설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 들어 건설사들의 신시장 개척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앙골라ㆍ카자흐스탄ㆍ볼리비아에 첫 진출하는 성과를 기록했으며 쌍용건설은 지난달 2억달러 규모의 쿠르드 지역 정수장과 상수도 공사를 수주하면서 이라크 시장 첫 진출을 이뤄냈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업계는 남수단ㆍ우루과이ㆍ보스니아 등 3개 국가에 새롭게 진출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수주 실적이 있는 국가는 91개국으로 지난해 말 기준 94개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중동 지역 수주실적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해외 실적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은 중동 이외 지역의 국가에서 선전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시장 개척이 건설사에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상당수 건설사들은 신시장 진출을 검토했다가 철수한 경험이 있다.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적인 변수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S건설의 경우 중국 광저우 지역에 주택사업을 추진했다가 중국의 내부 사정이 악화되면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D건설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철도사업을 준비하다 사업성 등을 이유로 백지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많은 고려사항이 있지만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문화ㆍ관습 등도 모두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방안도 창의적으로 마련할 수 있어야 성공적으로 해당 국가에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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