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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3일] 무능인가? 은폐인가?

SetSectionName(); [기자의 눈/4월 3일] 무능인가? 은폐인가? 이철균 기자(정치부) usioncj@sed.co.kr

포병이었던 가 지난 1995년 제대를 했으니 16년이 흘렀다. 기억을 더듬어 당시 생활을 반추해보니 아직까지 또렷한 것은 하나다. 신속함과 정확성.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신속함과 정확성은 여전히 현재의 군에도 통하는 기본 수칙일 게다.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8일째다. 함체에 갇혀 있는 수십명의 실종자를 확인해 구출했다는 소식 대신 기상 악화로 구조작업을 중단했거나 선실진입을 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발표뿐이다. 더구나 1,000톤이 넘는 대한민국의 군함이 두 쪽이 나 가라앉았는데도 원인규명은 아직도 못했다. 심지어 사고원인을 밝힐 기초 자료인 침몰시간도 일주일 만에 4번이 바뀌었다. 26일 오후9시22분께 침몰했다는 기초 사실을 확인하는 데도 언론이 수많은 의혹을 제기한 뒤에야 이뤄졌다. 사고 당일 오후9시16분(승조원이 비상이 발생했다고 전화를 끊은 시간)부터 9시22분(침몰 추정시간) 사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는 밝히지 않아 침몰시간의 수정 여지는 아직도 남아 있다. 이뿐인가. 인근의 속초함이 100발이 넘는 함포를 쏴 댄 이유도 뒤늦게야 밝혀졌고 북한의 반잠수정 출현이 이 사고와 연관이 있는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겨뒀다. 우왕좌왕하는 군에는 정확성도, 신속함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멀쩡한 대한민국 군함이 두 쪽 난 게 외부의 폭격에 따른 것인지, 암초에 부딪혀 발생한 것인지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은 이제 지나친 기대가 돼버렸다. 이렇다 보니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천안함의 무선교신일지와 해군 전술통제 체제(KNTDS) 등의 기초자료 공개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군의 발표가 신뢰을 잃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군은 "군사 기밀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혀 오해를 없도록 하라는 대통령의 당부도 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큰 사고 앞에서 차가울 정도로 냉정해야 할 군도 당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작전과 기초사실은 구분돼야 한다. 목숨을 희생해가면서 후배들을 구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구조대원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신일지 등의 공개와 있는 그대로의 설명은 필요하다. 국민들에게 '정말 무능한 군대'라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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