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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권의 판도 변화 몰고 올 한국씨티은행
입력2004-11-01 17:00:14
수정
2004.11.01 17:00:14
한미은행을 합병한 씨티은행의 통합법인 한국씨티은행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은행산업의 판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최대 금융회사인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선진금융기법을 앞세워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감으로써 은행산업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총자산과 영업점포 수 등에서 많이 뒤지나 막강한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등에 업은 한국씨티은행의 국내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이 공식 출범한 날 그동안 회계파문으로 표류했던 국민은행도 강정원 행장이 취임해 새로운 체제로 일신했다. 한국씨티은행을 의식, 국내최대은행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히기 위한 조직정비와 경영혁신에 나설 태세다.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에 긴장한 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도 지주회사 등을 통한 영업력 강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금융권은 리딩뱅크 구축과 점유율 확대를 위한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의 막강한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은행영업의 양대 축인 소비자금융과 기업금융 모두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점에서 비롯된다. 소비자금융은 씨티은행이 세계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기업금융은 씨티은행의 선진금융기술에 한미은행의 중소기업 고객을 결합시킨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월가에서 숙련된 고도의 자산운용경험과 노하우가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전 세계를 상대로 투자상품을 발굴, 가장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할 경우 저금리 은행상품에 불만이 많은 국내 고객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모 기업인 씨티은행의 신뢰도에 힘입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받은 덕분에 자금조달비용이 가장 낮아 대출금리를 내릴 수 있는 점도 엄청난 무기다. 따라서 한국씨티은행은 이미 크게 앞서 있는 프라이빗뱅킹(PB)은 물론 펀드 등 간접상품,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등 전방위에서 다른 은행들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은행들이 가장 취약한 PB분야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도 다분히 한국씨티은행을 의식한 때문일 것이다. 국내 은행들로서는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씨티은행의 파괴력이 씨티와 한미 두은행 구성원간의 갈등으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도일 뿐이다. 만일 국내 은행들이 한국씨티은행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확보치 못할 경우 금융계는 또다시 합병을 통한 전문화 및 대형화 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것이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한국씨티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에 집착하는 기존 시중은행 들과는 다른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함으로써 국내 은행산업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정부도 관치금융의 구습으로 돌아가지 말고 시장원리 존중과 경쟁유도를 통한 금융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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