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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말뿐인 경차 활성화
입력2007-07-09 17:00:43
수정
2007.07.09 17:00:43
“공무원들 참 편해요. 말만 해놓고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해결해 주잖아요.”
자동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정부의 경차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그는“정부가 내년부터 LPG경차를 허용한다지만 아직까지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아 개발조차 못하고 있다”면서“적어도 2~3년 후에나 LPG경차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년부터 LPG경차를 허용한다고 해도 판매할 차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내년부터 LPG경차를 살 수 있다고 기대감만 잔뜩 부추기는 바람에 오히려 경차 판매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을 정도다.
정부가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 LPG경차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자동차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정부의 경차 활성화 방안이‘립서비스’로 끝난 것이 한두번이 아닌데다 현실적으로 내년에 LPG경차를 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내년 LPG경차 허용방침을 놓고‘대국민 사기극’이니‘교묘한 경차 죽이기’라는 비아냥마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그동안 보여준 경차 활성화 방안을 보면 머리를 끄덕이게 된다. 일본의 경우 경차 자동차세가 소형승용차의 20.8%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55.5%로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현재 경차에 적용되고 있는 각종 지원책들은 대부분 지난 2004년 이전에 정해진 것들이다. 2004년 이후에 추가된 경차 지원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게다가 에너지 절감을 위해 경차 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정부는 오히려 경차를 외면하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6월 발표한 정부의 경차 활용 현황에 따르면 현재 57개 중앙부처의 업무용 승용차 9,605대 중 경차는 겨우 67대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고유가 시대는 전세계 어느 국가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정부는 이제라도 진정한 경차 활성화 방안을 내놓아 서민들의 주름살을 펴줘야 한다. 만약 우리 공무원들이 오일달러가 펑펑 넘쳐나는 산유국에서 살고 있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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