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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중남미 경제 저성장 고착되나

모범생 멕시코·칠레마저 주춤

올 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

푸에르토리코 신용 '정크' 강등

남미공동시장 전반적 침체에 태평양연합 성장세도 기대 이하

"연 2.5% 성장 뉴노멀 될 것"



라틴아메리카 대륙에 드리운 경기둔화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브라질·아르헨티나는 물론 중남미의 '모범생'으로 알려진 멕시코·칠레 경제마저 주춤하면서 이 지역에 저성장이 '뉴노멀(새로운 정상)'로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일(현지시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인 'B2'로 강등했다고 밝혔다. 심각한 재정악화에 시달리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인 이곳 정부가 일부 대기업의 채무를 재조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재정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자들은 이제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이 나라를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신평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향후 60~90일 내에 푸에르토리코 등급을 강등하겠다고 경고했다.

푸에르토리코의 위기감은 중남미 지역 경제를 뒤덮은 먹구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전세계 주요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중남미 국가들의 수치를 거의 모두 지난 1월의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실망스러운 상반기 성적을 고려하면 이 지역의 연간 성장률은 2~3%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경우 월드컵 특수 전망에도 당초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낮은 1.8%, 2.3% 성장이 예상됐던 아르헨티나는 성장률이 -1.0%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중남미 경제를 이끌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멕시코와 칠레도 각각 1~1.3%포인트씩 예상 성장률이 깎였다. 콜롬비아·베네수엘라의 성장률도 역시 각각 0.1%포인트와 1.1%포인트씩 낮은 4.6%, -2.5%로 내다봤다.

특히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과 3위 아르헨티나를 포함해 베네수엘라·파라과이·우루과이로 구성된 라틴아메리카 양대 경제블록,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침체는 새삼스럽지 않다. 글로벌 원자재 붐이 끝날 기미를 보이면서 원유와 철광석, 옥수수 및 콩(대두) 같은 원자재로 먹고 살았던 메르코수르 회원국에 저성장과 물가급등 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도를 넘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고를 탕진한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총체적 난국이다. 2003~2013년 매년 4~8%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브라질은 올해 1%대 후반으로 미끄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올 1·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역성장하면서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다. 지난달 말에는 국채상환에 실패해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에는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등 4개국 경제협력체인 '태평양연합(Pacific Alliance)'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뜨뜻미지근해졌다. 경제구조 개혁에 성공하며 외국 자본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들 국가의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대미 수출액이 전체의 78%나 되는 멕시코는 미국 경제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신장세가 더디다. 이 때문에 세계은행은 멕시코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3.4%에서 3.0%로 하향 조정했고 멕시코 재무부도 3.5%에서 2.7%로 낮춰잡았다.

2010~2013년에 연평균 5.3% 성장하며 남미의 '모범국가'로 불렸던 칠레 역시 올 들어서는 성장둔화 압력에 시달리는 처지다. 최대 구리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구리 수출 비중이 높은 칠레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올 3월 취임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성장보다 분배에 중점을 두는 점도 경제성장에는 부담이다.

이처럼 중남미 경제의 기운이 전반적으로 쇠퇴하면서 이 지역의 저성장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아우구스토 델라 토레 세계은행 라틴아메리카 지역 수석 분석가는 "중남미 경제의 황금기는 끝난 듯하다"면서 "매년 5~6% 이상을 기록했던 연간 성장률이 2.5% 정도로 내려앉는 현상이 이 지역 국가들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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