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앞에서 밤을 새워도 괜찮은 긴 설 연휴. 독일에서, 영국에서, 미국에서 다양한 장르의 '스포츠 블록버스터'가 쏟아진다.
설레는 맞대결… 21일 손흥민 vs 지동원 코리안 더비
독일프로축구는 설 기념으로 코리안 분데스리거 맞대결을 준비했다. 물론 분데스리가 측에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지동원이 지난해 말 아우크스부르크(이하 아우크스)로 이적하면서 손흥민(레버쿠젠)과의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 도르트문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던 지동원은 아우크스로 옮긴 뒤 4경기 연속 출전하며 주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아우크스는 오는 21일 오후11시30분(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임풀스 아레나로 레버쿠젠을 불러들인다. 아우크스는 5위(승점 34), 레버쿠젠은 6위(승점 32)라 한국인 맞대결 외에도 관전 가치가 확실한 경기다. 이적 후 아직 공격 포인트가 없는 지동원은 3월 대표팀 승선을 위해서라도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이에 맞서는 손흥민은 정규리그 두자릿수 득점을 노린다. 손흥민은 지난 15일 해트트릭으로 시즌 최다 골을 경신(14골)했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리그 10골까지는 2골이 남았다. 지난해 9월 아우크스와의 첫 만남에서는 레버쿠젠이 1대0으로 이겼다. 결승 골 주인공은 바로 손흥민이었다.
설레는 대이변… 22일 기성용, 리그 3위 맨유전 출격
22일 0시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는 기성용 소속팀 스완지(9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지동원 맞대결 킥오프 30분 뒤 열리는 경기. 리모컨을 만지는 축구 팬들의 손길이 어느 때보다 바빠지게 됐다. 맨유는 기성용이 지난해 8월 개막전(2대1 스완지 승)에서 선제 골을 터뜨렸던 팀이다. 첫 경기부터 꼬인 맨유는 힘겨운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3위(승점 47)지만 4위에 1점 차, 5위에 2점 차로 쫓기고 있다. 또 한 번의 이변을 예고하는 스완지는 기성용이 핵심이다. 8일 시즌 4호 골도 넣었다. 앞서 18·19일 오전4시45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4경기가 준비돼 있다. 18일 펼쳐질 파리 생제르맹과 첼시전은 놓칠 수 없는 빅매치다.
설레는 신기록… 22일 호주오픈서 한국 개막 3연승 조준
연휴 마지막 날에는 호주에서 희소식이 날아올지 모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 여자오픈이 19일 로열 멜버른GC(파72·6,479야드)에서 시작해 22일 오후 끝난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와 지난주 우승한 김세영은 이 대회를 건너뛰고 휴식하지만 최나연·유소연·장하나·백규정 등이 있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우승을 다툴 후보들이다. 박희영 동생 박주영도 이번 대회에서 LPGA 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한국 선수들은 2006년에 이어 9년 만에 개막 2연전 우승·준우승을 싹쓸이했다. 이번마저 우승하면 한국여자골프의 LPGA 투어 도전사에 개막 3연승 새 역사가 쓰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우승자가 결정되는 노던트러스트 오픈이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에서 개막한다. 올 들어 나선 4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한 최경주에게 관심이 쏠린다. 가벼운 다리 부상으로 한 주를 쉬고 복귀한다. 노승열·배상문도 나온다.
한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3년째를 맞는 류현진(LA 다저스)은 설 다음날인 20일부터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다저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2년 연속 14승을 올리고 올해 200이닝을 목표로 잡은 류현진은 글렌데일의 LG 트윈스 캠프에서 이미 어깨를 풀어놓았다. 추신수(텍사스)와 신인 강정호(피츠버그)도 소속팀 스프링캠프가 열리기 열흘여 전부터 각각 서프라이즈와 브래든턴에 미리 도착해 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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