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7일 학교발전기금을 임의로 사용한 혐의(업무상횡령)로 기소된 서울예고 전직 교장 H(60)씨와 예원학교 전직 교장 K(68)씨 등 2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하면서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하면 위탁자를 위하는 면이 있더라도 사용 자체로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H씨는 편입학생 등의 학부모가 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낸 9,800만원과 교비 등 1억1,000여만원을 카드대금 결제, 전별금, 회식비, 조의금 등으로 쓰거나 교직원 등과 나눠 가진 혐의로, K씨는 학부모로부터 받은 학교발전기금 12억원 중 2억5,000여만원을 자신이 해결하기로 한 부하직원 횡령금을 메우는 데 쓰고 퇴임 때 2억원을 갖고 간 혐의로 2006년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H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K씨에게는 "교직원 임금 등으로 지급하기 위해 기금을 사용했고 2억원은 후임 교장에게 반환한 점에 비춰 횡령의 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기금을 학교 공금에 충당했더라도 자신의 행정ㆍ민사상 책임을 덜어보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횡령의 의사가 인정된다"며 K씨와 H씨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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