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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난타'에서 배운다
입력2004-06-23 16:41:06
수정
2004.06.23 16:41:06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경제학 박사)
해외에서 한국의 문화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영화 ‘올드 보이’와 미국 브로드웨이에 전용관을 건립하고 공연에 들어간 ‘난타’가 대표적인 예다.
이것이 우리 경제규모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이뤄진 것일까. 필자는 탤런트이자 연극배우를 거쳐 문화 벤처 사업가로 유명해진 송승환씨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강의에서 외국에 ‘난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나 낮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88올림픽과 월드컵 개최를 통해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을 높이 평가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막상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 국가 이미지에 대한 현실은 냉혹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난타’를 갖고 해외 진출을 시도했을 때 런던의 한 프로모터로부터 “한국에서도 연극을 하느냐” 라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받기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예는 비단 ‘난타’에 그치지 않는다. 필자가 만났던 한 중소업체 사장은 “해외 바이어들은 한국 제품의 우수성을 알아주기보다는 무조건 중국 제품과 동일시하려고 든다”며 아쉬워했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내기업 제품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첫번째 방법으로 ‘난타’의 진출전략과 유사한 ‘전문 전시회 참가’를 권하고 싶다. ‘난타’의 경우 해외진출 초기만 해도 수많은 외국의 프로모터와 개별적으로 접촉하기 위해 애썼으나 곧바로 전략을 수정해 세계 최고의 연극제이자 연극 마켓인 영국의 ‘에딘버러페스티벌’에 참가해 주목받음으로써 성공적으로 론칭을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중소업체 제품도 마찬가지다. 전재산을 바쳐 개발한 신제품을 팔 곳을 못 찾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에 외국에서 열리는 전문 전시회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친다면 성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는 ‘아이디어’를 꼽을 수 있다. 난타가 대사가 없는 비언어극(Non-Verbal)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한국적인 것을 세계화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아이디어가 있는 마케팅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해외 전문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들을 보면 사탕ㆍ초콜릿ㆍ열쇠고리 등 흔한 기념품을 바이어에게 주는 기업이 있는 반면 회사로고와 제품사진이 인쇄된 수첩이나 바이어 이름이 직접 새겨진 만년필을 준비해 첫 거래를 수월하게 성사시키는 기업도 있다.
지난 97년 첫 공연 당시 1억원의 제작비로 출발해 10년 만에 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난타’ 신화를 상기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전문 전시회를 충분히 활용한 마케팅 전략은 국내 중소 수출업체에 뜻밖의 좋은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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