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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첫 여성 대통령 탄생

오랜 경기침체로 여당 불만 고조

야권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당선

11일(현지시간) 치러진 크로아티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48)가 당선됐다. 그는 1991년 크로아티아가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이래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르게 된다.

APF통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함의 99%를 개표한 결과 보수우파 야당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의 그라바르키타로비치가 50.4%를 득표해 49.6%를 얻은 이보 요시포비치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고 밝혔다. 요시포비치 대통령은 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했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는 외무장관과 주미대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부사무총장을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언변이 좋고 논쟁에 능하면서도 시골 출신답게 소탈한 농담을 즐기는 그는 "나토에서 젖소 젖을 짤 줄 아는 여자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는 농담을 즐겨 하곤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지만 동성애와 낙태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으며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에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집권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이번 선거에서 그라바르키타로비치가 승리한 것은 크로아티아의 오랜 경기침체로 여당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2013년 7월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는 EU 내 최빈국으로 꼽히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성장률은 0.5%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실업률은 20%에 육박하고 특히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50%까지 치솟은 상태다. AFP는 현지 경제전문가를 인용해 지금의 경기침체는 구조적 문제이며 요시포비치 대통령과 조란 밀라노비치 총리가 이끌어온 중도좌파 정부가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로아티아에서는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지만 담당 분야는 국방과 외교에 한정되며 법률 거부권이 없고 실권은 대부분 총리에게 있다. BBC방송은 현 정부가 연말 총선에서도 경기침체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며 HDZ가 상당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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