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아빠' 기성용은 이날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EPL 26라운드 홈경기(2대1 스완지 승)에서 풀 타임을 뛰며 '원맨쇼'를 펼쳤다. 0대1로 뒤진 전반 30분 존조 셸비의 왼쪽 크로스 때 문전으로 쇄도, 방향만 바꿔놓는 왼발 슈팅으로 동점 골을 만들더니 후반 28분에는 바페팀비 고미의 역전 결승 골 장면에서 사실상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왼쪽에서 기성용의 패스가 중앙의 셸비에게 연결됐고 셸비의 중거리 슈팅이 고미의 머리를 스치고 골망에 꽂힌 것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시즌 5호 골이자 정규리그 5호 골을 기록한 기성용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으며 양 팀 최고인 평점 8을 줬다. 5골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한 시즌 최다 골 타이기록이다. 은퇴한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박지성은 2006-2007시즌과 2010-2011시즌 두 차례 5골씩을 기록했다.
기성용은 시즌 종료까지 10경기 이상 출전 기회가 있어 신기록 작성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기성용은 이날 골로 '맨유 킬러'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지난해 8월 2014-2015시즌 개막전에서도 기성용은 맨유를 상대로 골을 넣어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5골 중 2골이 맨유전에서 나왔다.
2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공격수 못지않은 골 감각을 뽐내고 있는 기성용은 "공이 왔을 때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고 했다.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며 "우리도 강호를 꺾을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주로 수비적인 역할을 하는 중앙 미드필더지만 최근 들어서는 개리 몽크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 속에 경기 중 최전방까지 올라가 공격을 돕는다.
한편 스완지가 맨유를 상대로 한 시즌 2전 전승(더블)을 거두기는 1912년 창단 후 103년 만에 처음이다. 스완지의 새 역사 달성에 기성용이 2경기 2골로 앞장선 것이다. 10승(7무9패) 고지를 밟은 스완지는 승점 37로 리그 9위를 지켰다. 반면 13승8무5패(승점 47)가 된 맨유는 아스널(승점 48)에 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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