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은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의 전초전이다. 마스터스 한 주 앞에 열리는 데다 대회장의 코스가 오거스타내셔널GC와 여러모로 흡사하다.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GC 토너먼트 코스(파72)는 길이가 7,441야드로 오거스타내셔널(지난해 7,435야드)과 비슷하다. 러프가 깊지 않은 대신 그린이 매우 빠르고 그린 주변 플레이가 까다롭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메이저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행보는 반으로 나뉜다. 일부는 오거스타내셔널 판박이 코스에서 마지막 샷 담금질에 나서는 반면 일부는 휴식을 취한다.
마스터스행 막차를 타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나서는 선수들도 있다. 한국 남자골프 간판 최경주(45·SK텔레콤)도 결연한 각오의 출전자 중 한 명이다.
◇'탱크' 기적의 우승에 도전=지난주 끝난 텍사스 오픈까지 결정된 마스터스 출전자는 모두 99명. 마지막 남은 한 장의 티켓은 휴스턴 오픈 우승자에게 돌아간다. 이번 휴스턴 오픈 우승자가 이미 마스터스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라면 마스터스에는 99명만이 출전한다. 만약 한 명이 추가될 경우 지난 1966년 이후 49년 만에 마스터스는 세자릿수 선수로 치러진다.
최경주는 '출전 자체가 영광'인 마스터스에 2003년 처음 출전한 후 지난해까지 12년간 개근을 했다. 마스터스 우승으로 평생 출전권을 받은 선수가 아니고서는 대단한 기록이다. 2004년 대회 때는 역대 전반 9홀 최소타 타이인 30타(6언더파)를 치는 등 마스터스에서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통산 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후 우승하지 못해 올해는 마스터스 출전권을 챙기지 못했다. 31일 현재 세계랭킹도 132위에 그쳐 50위 이내 진입은 불가능하다. 휴스턴 오픈 우승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기적에 가까운 우승을 기대해야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마스터스 전후 열린 휴스턴 오픈에 2009년을 끝으로 발길을 끊은 최경주는 2006년 공동 6위, 2004년과 2008년 공동 11위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지난주 끝난 텍사스 오픈에서 공동 15위에 올라 올 시즌 최고 성적을 낸 것도 위안거리다.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준(29)도 우승을 해야만 마스터스 무대를 처음으로 밟을 수 있다.
◇워커VS스피스 '리턴매치'=마스터스를 대비해 샷을 점검하려는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최경주와 박성준의 우승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불참하고 2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도 출전 신청을 했다가 이날 감기 증세로 기권했지만 강호들이 대거 나온다.
특히 텍사스 오픈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 가진 지미 워커(36)와 조던 스피스(23·이상 미국)의 '리턴매치'에 관심이 쏠린다. 워커는 34세 이후에만 PGA 투어 통산 5승을 거둔 '베테랑 샛별'로 올 시즌 19개 대회 만에 첫 2승 기록자가 됐다. 스피스는 2주 전 밸스파 챔피언십을 제패해 역대 4번째로 만 22세 전에 통산 2승을 올린 '기대주'다. 워커는 2주 연속 우승을, 스피스는 시즌 2승과 설욕을 동시에 노린다. 세계랭킹은 워커가 10위, 스피스가 4위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스피스, 워커와 함께 우승후보 명단에 장타자 J.B 홈스, 패트릭 리드, 지난해 우승자 맷 존스(이상 미국), 그리고 메이저 무관의 강자들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을 올려놓았다. 마스터스 출전권을 가진 배상문(29), 노승열(24·나이키골프)은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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