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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집권하면 손바닥 또 뒤집을 건가

이른바 독소조항을 수정하지 않으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도 불사하겠다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발언은 수권자격이 있는 공당의 대표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한미동맹이라는 외교적 특수성을 떠나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폭언이다.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과 함께 한미 FTA 발효를 중지하고 10개 독소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에게 보냈다. 몇몇 조항을 수정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미국에 으름장을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한미 FTA는 양국 정부가 상호주의에 입각해 오랜 협상 끝에 체결하고 양국 의회의 승인을 받은 협정이다. 국제적으로 이미 체결된 FTA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폐지한 전례는 없다. 그런데도 협정의 일부 내용이 잘못됐다고 임의대로 해석하고 주장하며 없던 일로 돌리겠다는 게 바로 지금의 민주통합당이다.

이런 민주통합당의 의도는 국민들이 잘 안다. 경제적 국익이 아니라 정치적 고려가 앞서 있다.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한미 FTA 반대를 지지층 결속을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저의다. 결국 한미 FTA 폐기론은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진영논리에 편승한 편가르기이자 정략만 앞세운 후진적 정치문화의 단면이다.

민주통합당은 스스로 자기부정임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반미면 어때"라던 고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가 국익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그의 유지를 계승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 폐기에 나섰으니 이런 모순이 없다. 민주통합당이 폐기 명분으로 내세우는 10개 독소조항 가운데 자동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을 뺀 나머지 9개 조항은 모두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합의된 것들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 FTA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 1위 시장에서 승부를 보지 않고서는 무역한국의 길은 제대로 설 수 없다. 과거를 손바닥 뒤집듯 하고 국제예의를 무시하는 정당에 수권자격이 있는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가벼운 손바닥 뒤집기를 보면서 많은 국민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이기면 다시 한번 손바닥을 뒤집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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