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달러강세 기조가 빨라지면서 국제유가를 비롯,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의 달러화 가치 급등세가 유가하락의 주요인이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달러화의 강세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해 달러강세가 지속될 경우 유가 등 상품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전날보다 0.44% 급등한 1유로당 1.5418달러를 기록하며 7주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엔ㆍ달러 환율도 1달러당 109.13엔에 머무르며 달러 가치가 지난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전고점을 기준으로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 약 3.3%, 엔화에 대해 11%가량 절상됐다. 최근의 달러강세는 유가하락의 원동력을 제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오는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0.59달러(0.5%) 하락한 배럴당 118.58달러에 마감했다. 원유 가격은 이미 7월 말 최고치인 배럴당 147.28달러에 비해 20% 이상 하락했다. 국제유가와 달러화 가치는 반비례 관계를 보여왔다. 달러화가 약세 기조에 접어들면 리스크 회피성 자금이 안전자산인 상품시장으로 몰렸고 달러절상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헤지성 자금이 원유 등 상품시장에서 빠져나와 달러화 자산으로 유입되며 강달러 확산의 배경이 됐다. 전문가들은 독일과 일본 등의 경기가 악화될 전망을 보여 달러강세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동결하며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한 것도 달러강세의 발판이 됐다. 미국 경기침체도 장기화되고 있지만 유로존과 영국ㆍ일본도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어 정책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의 경제여건이 부각되고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JP모건의 존 노먼 분석가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달러화는 유로화 및 상품 대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유가하락의 기조화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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