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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18일] <1271> 워싱턴 듀크

3,500억달러. 담배의 연간 세계시장 규모다. 흡연 때문에 치러야 할 비용도 여기에 버금간다. 하얀 연기 속에 천문학적인 돈이 날아가는 셈이지만 니코틴의 유혹을 끊기란 쉽지 않다. 청소년기에 담배를 태운 사람의 70%가 죽을 때까지 담배를 구입한다는 통계도 있다.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함께 유럽에 소개됐던 담배가 거대산업으로 자리잡은 시기는 남북전쟁 직후. 이 사람이 주도했다. 워싱턴 듀크(Washington Duke). 1820년 12월18일 노스캐롤라이나의 더럼에서 태어나 평범한 농장주로 지내던 그의 행로를 바꾼 것은 남북전쟁. 노예제도에 반대했음에도 남부동맹 해군에 복무했던 그는 종전 후 생계가 막막해지자 담배를 길렀다. 그가 주목한 것은 궐련의 가능성. 담배의 대부분이 시가나 파이프ㆍ코담배였던 시절인 1881년 고유 브랜드 궐련 생산에 들어갔다. 문제는 공급. 잎담배를 잘게 썰어 종이로 감싸는 수작업으로 숙련공이 1분에 4개비를 만들었으니 공급이 달렸다. 듀크는 제임스 본섹이 발명한 궐련제조기의 독점사용권을 얻어 분당 200개비의 궐련을 쏟아냈다. 무용단의 무료공연으로 도시를 순회하고 대량 고객에게는 사은품을 안기는 판매기법도 선보였다. 생산과 판매를 자신한 그는 가격을 갑당 15센트에서 10센트로 내리고 경쟁업계를 마구 사들여 1890년께에는 시장의 86%를 휩쓸었다. 듀크의 아들들은 영국에도 진출해 회사를 다국적기업으로 만들며 전세계에 담배를 뿌렸다. ‘듀크는 하얀 죽음을 퍼뜨린 장본인’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자선사업가로 기억된다. 사망(1905년) 9년 전인 1896년 감리교 계통 트리니티대학에 10만달러를 기부한 덕분이다. 1924년 듀크대학교로 개칭한 이 학교에는 그의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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