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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울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일 정도로 지역에서는 자랑거리다. 그만큼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본사를 둔 기업 가운데 최대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6조5,7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현대중공업이 지역경제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부터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물동량이 늘고 이로 인해 선박건조 수요도 늘면서 현대중공업은 오랜만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동안 선박건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고부가 영역인 선박설계 업무도 강화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향한 현대중공업의 공격경영은 닻을 올렸다. 지난 1월 울산에 설계 전문 자회사인 '현대E&T'를 설립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대E&T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개 계열사의 설계와 검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현대중공업의 비(非)조선분야까지 업무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E&T는 오는 2018년까지 전문 설계 분야 1,600명과 검사 분야 400명 등 총 2,000여명의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글로벌 선박 설계업체와 비교하면 규모면에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능력면에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현대E&T는 2016년 남구 울산 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국내 빅3 조선업체는 컨테이너 선박 등과 같은 저부가 가치 선박들은 거의 수주를 하지 않고, 심해에서 자원을 캐 내는 드릴십이나 반잠수식 시추선,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등과 같은 고부가 특수선종과 해양플랜트를 집중 수주하는 등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꿨다. 이들 특수선종과 해양플랜트는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첨단 장비들이 많이 탑재되기 때문에 설계능력과 품질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은 외국계에 의존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설계독립까지 이뤄내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 3개 계열사의 설계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E&T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고용창출과 투자를 일으키는 현대중공업은 울산을 서울과 부산 못지 않은 활력 넘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에 최신 설비를 갖춘 첨단 선박 해양연구시설을 건립하는 등 지역 인재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계기술 확충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지역에는 고용창출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며 "그동안의 노사간 신뢰와 화합을 통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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