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수는 없어요."
지난 1985년 구소련의 당서기장 취임을 앞둔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극한대립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긴장 상황을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소련은 사회주의진영을, 미국은 자본주의진영을 대표하며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였다. 냉전의 시대였다. 1982년에 이르러 두 초강대국은 미사일 격납고와 잠수함, 폭격기 등에 발사 태세를 갖춘 1만8,4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었다. 미국과 구소련이 갖고 있던 핵탄두의 폭발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100만개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고르바초프는 적국의 수장인 로널드 레이건을 만나기로 결심한다. 미국의 대통령이 된 후 실시된 모의 핵전쟁 훈련에서 구소련의 핵 공격에 의해 한 시간에 미국이 사라지는 모습을 본 레이건 역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바라며 고르바초프를 만난다.
'데드핸드'는 냉전시대 핵무기 보유 경쟁으로 불거진 구소련과 미국과의 긴장 상황을 보여준 후 두 초강대국의 수장이 핵무기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답게 저자는 크렘린의 비밀문서를 포함해 기밀 해제된 각종 자료와 인터뷰를 토대로 당시의 상황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