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요즘 시끄럽다. 통합된 창원ㆍ마산ㆍ진해의 시의원들이 새 청사를 서로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다투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마산 의원들이 새 시청을 마산에 두자는 결의안을 상정 뜻을 밝혔고 이에 창원 의원들이 몸으로 실력 저지한다고 맞서 의장단이 회의를 공전시키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진해 의원들은 통합된 창원시를 다시 분리하겠다는 주민투표 결의안을 제출해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기초의회가 표를 의식한 지역 이기주의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민의를 대변하고 도시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의원들이 서로 이해관계에 매몰된다면 이는 시민대표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갈등은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생길 수 있다. 의회는 전체 시민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대의적 판단을 내려야 된다. 모든 사회적 문제도 그렇듯이 의회가 얼마나 공정한가에 따라 시민들의 삶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창원시 의회의 새 청사 유치를 위한 지역간 갈등은 없어져야 한다. 새 청사 건립위치까지 지역 주민들을 의식한 전문성 없는 의원들의 논리에 휘둘린다면 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면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 무조건 우리지역에 들어서야 된다는 일방적인 생각으로 싸워서는 안 된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 창원시 의원들은 새 청사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건립되는 순서조차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주먹구구식 위치 선정으로 생길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새 청사를 단순히 공무원들의 근무 공간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전체 시민의 얼굴로 장래가 걸린 중요한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창원시는 지난 2월 새 청사 건립에 따른 제반 사항을 용역 발주해 내년 10월에 결과가 나온다. 20개월이라는 긴 기간이 걸리는 걸 보면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기 지역에 유치하는 게 좋다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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