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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볍게 볼 일 아닌 중국 IT공룡들의 투자공세

텐센트·알리바바 등 중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는 최근 서울에서 대규모 모바일게임 로드쇼를 개최했다. 그동안 국내 IT기업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행보를 보였던 텐센트가 한꺼번에 800여명을 초청해 설명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텐센트는 2012년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올 3월에는 CJ게임즈 지분 28%를 5억달러에 사들이는 등 한국 투자에 공격적이다. 텐센트와 함께 알리바바·화웨이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업체들도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국내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중국 IT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는 국내 업체의 제품 개발력을 높이는 자극제가 되고 중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문제는 중국 IT기업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로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을 활용해 세계 시장을 장악해나가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텐센트가 좋은 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텐센트는 국내 업체가 개발한 온라인게임을 중국에 공급하는 유통업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막강한 유통망에다 자체 기술로 무장한 글로벌 '슈퍼 갑'으로 변신했다.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을 뚫어보려는 한국 IT업체들이 줄을 서 있을 정도다. 텐센트가 최근 대주주라는 지위를 악용해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기능을 자신들의 모바일메신저 위챗에 그대로 베껴서 도입했는데도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IT업계가 중국 시장의 하청 개발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에서 보듯 IT 분야에서도 글로벌 강자로 떠오른 중국 업체와의 협력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투자는 받되 기술정보를 고스란히 넘겨줄 우려는 없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당장 돈벌이를 위해 기술보호를 소홀히 하면 자기도 모르게 아웃사이더로 밀려나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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