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통합 신당 창당을 통한 통합 추진에 전격 합의하면서 오는 6월4일 치러질 지방선거는 새누리당과 제3 신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계개편의 일환으로 야권은 이날 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지방 선거를 일대일 구도로 치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긍정적 효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통합과정에서 광역지자체장의 단일화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결국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에서 야권분열로 인한 어부지리의 가능성은 일부 차단했지만 신당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평가 등이 이어질 경우 지방선거의 판세와 전망은 극도로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우선 민주당의 조직력과 새정치연합이 표방하는 새 정치라는 이미지가 결합할 경우 선거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합 신당 창당으로 인해 야권 세력을 응집할 수 있는 효과와 함께 6·4 지방선거 결과가 신당 창당의 엄정한 평가무대가 될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민주당 쪽이나 새정치연합 측이 선거에서 훨씬 유리해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통합 신당의 지지율이 30%대를 넘어설 경우 여권을 견제할 단일 거대 제1야당의 출현 가능성도 높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4~27일 전국 유권자 1,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2.8%포인트)를 보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은 각각 15%와 18%를 기록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40%에 달했다. 만일 통합 신당으로 인해 야권 지지율이 33%가 된다면 40%를 기록한 새누리당을 견제할 수 있어 선거에서 그만큼 유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제3 신당 창당으로 인해 야권 지지세력의 이탈과 범여권의 응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민주당은 새정치연합과의 신당 창당에 전격 합의한 뒤 새정치연합의 새 정치 지지 세력이 이탈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또 통합 신당 창당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범여권 지지세력이 뭉쳐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하는 역선택의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이들의 표심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제3 신당이 거쳐야 할 17개 광역단체장과 광역시도 의원 공천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제3 신당 창당에 대한 기여도에 따른 당내 지분 문제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이견을 보일 수 있는데다 자칫 여권으로부터 구태 정치 반복이라는 공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원 투표 형식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할 경우 새정치연합 측의 열세가 불가피한 만큼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해당 지역 모든 유권자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로 후보자를 단일화해 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 "현재로서는 공천의 룰을 어떻게 정할지 결정된 게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결국 신당 창당 과정과 병행해 진행될 공천의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견 차이가 존재해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김효석·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 등이 새로운 공천의 룰을 적용할 경우 예비 선거를 위한 조직과 지지세력이 약해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통합에 대한 이견 차이도 불거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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