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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파크가 준 행복 평생 잊지 못할 것"

키우던 명마 위해 49재 지낸 곽종수 세현기공 회장

마주인 곽종수 세현기공 회장과 경주마 미스터파크. /사진제공=마사회

"고통을 견디지 못해 눈물을 흘리는 미스터파크를 차마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 경마사상 최다연승 기록(17연승)을 세우고 지난 6월3일 세상을 떠난 경주마 '미스터파크'를 특별하게 아낀 마주(馬主) 곽종수(70ㆍ사진) 세현기공 회장은 지난 21일 그의 곁을 떠난 명마를 기리기 위해 49재를 지냈다.

5세였던 미스터파크는 경주마로 한창 나이였지만 6월3일 부경경마공원에서 열린 경주에서 오른쪽 다리에 골절 이상의 고통이 수반되는 부상을 당해 그날 안락사했다. 29일 전화로 인터뷰한 곽 회장은 "서 있는 동물인 말은 다리에 부상을 입으면 수술 후에도 살기 힘들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듣고 힘든 결정을 내렸다"며 "자식 같은 미스터파크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하고 풀을 뜯으며 여생을 보낼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미스터파크의 모습이 떠오른 탓일까, 인터뷰 도중 울먹이기도 한 곽 회장은 "도박성이 강한 국내 경마문화에서 마주가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사람들은 돈 때문에 미스터파크를 못 잊는다고 오해하는데 사실 미스터파크는 내게 말이라는 동물 이상의 존재였다"며 "이같이 총명하고 활기찬 말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곽 회장과 미스터파크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그는 친구의 권유로 말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스터파크는 첫 인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원래 주인에게 외면당해 팔렸던 신세였다. 그는 "목장을 운영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미스터파크를 맡게 됐다"며 "말은 뛰어봐야 아는데 그때는 사실 잘 몰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2010년 그랑프리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 대표마에 오른 미스터파크는 올해까지 주요 경기를 휩쓸면서 21전19승, 그 중에서 17연승의 기록을 남겼다. 현재 12마리를 소유한 곽 회장에게 미스터파크는 경마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려준 존재였다.

49재가 끝나고 미스터파크가 태어난 제주도 트리플크라운 목장에 미스터파크를 기리는 비문을 세우기도 했다. '주로(走路)의 영웅 미스터파크, 영원히 지지 않을 17연승의 별을 주로 위 하늘에 띄우고 여기 잠들다.'곽 회장은 "미스터파크가 내게 준 행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49재 때 비문을 준비하면서 이제 영원히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마사회는 미스터파크의 일생을 담은 책을 오는 8월 발간할 예정이다. 말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 나오기는 국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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