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23일 "지난 10일 문 후보자가 지명 발표된 후 여권 안팎에서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숨은 측근인 J씨가 개입돼 있다는 이야기가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J씨는 정치권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문 후보자와 같은 서울고 출신으로 현 정부 들어 대거 약진한 서울고 인맥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는 게 일부 정치권 인사들과 고위공직자들의 전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자문했던 '7인회' 멤버인 김용갑 전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일부 언론에 "우리는 인사에 대해서 누구도 (같은 7인회 멤버인 김 실장에게) 추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7인회에는 서울고 출신의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이 있지만 7인회가 아닌 또 다른 비선라인에서 문 후보자를 추천했을 가능성이 커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비선라인 추천설과 함께 문 후보자가 김 실장과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당시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에서 같이 활동한 인연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문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출범한 박정희재단에서 이사를 맡았는데 당시 초대 이사장이 김 실장이었다. 그는 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낙마한 뒤 2013년 10월에 청와대와 법무부 주도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꾸려질 때 비당연직 위원으로도 참여했다. 당시 비당연직 추천위원 선정에는 김 실장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영근 새정치민주연합 수석 부대변인은 "일부에서 김 실장을 위원장으로 민정수석·정무수석·국정기획수석 등이 참여하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서 장관급 이상은 추천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자칫 김 실장의 책임론이 희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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