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는 사이드 쿠아치(35), 셰리프 쿠아치(33), 하미드 무라드(19) 등 프랑스 국적자 3명이라고 전했다.
이 가운데 쿠아치 형제는 파리 출신이며 나머지 한 명은 북부 랭스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은 용의자 중 한 명이 도주 차량에 놓고 간 신분증을 토대로 신원을 파악했으며,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랭스에 대테러 경찰 병력을 급파해 현장 급습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AP는 이들이 예멘의 테러리스트 조직과 연계돼 있다면서 이들이 사건 현장에서 “‘예멘의 알카에다’라고 언론에 전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소개했다.
CNN 방송은 파리 부시장을 인용, 용의자 3명이 붙잡혔다고 보도했지만 AP와 블룸버그통신은 프랑스 당국이 용의자가 체포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테러는 과감한 풍자로 유명한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실은 것이 발단이 됐다.
편집장을 비롯한 직원 10명과 경찰 등 12명이 사망했고 프랑스 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래 파리 전역에 가장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이번사건으로 유럽의 고질적 사회문제인 ‘이슬람 혐오’와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간 악순환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이슬람권 이민자와 극우주의자의 충돌은 지난해 말부터 유럽 각국에서 빠르게 번졌다.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지난 5일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이란 단체가 주도한 반이슬람 시위에 사상 최대인 1만8,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경찰이 추산했다.
PEGIDA는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월요일 드레스덴에서 이슬람 이민자 급증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특히 독일 주간지 슈테른이 지난 1일 독일인 1,00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3%가 반이슬람화 거리시위가 인근에서 열리면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보도해 반이슬람 정서가 소수 극우주의자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무슬림 인구가 10% 수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에서도 이슬람혐오 문제가 최근 악화하고 있다.
7일부터 판매된 프랑스 인기 작가 미셸 우엘베크의 새 소설 ‘복종’은 가까운 미래에 프랑스에서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 여성들이 취직할 수 없게 되고 일부다처제가 도입된다는 내용을 담아 논란을 빚었다.
프랑스 뉴스채널 i텔레 진행자 에릭 제무르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500만명의 무슬림을 추방하지 않으면 격변이나 내전에 빠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각국 정상들도 범행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주간지 사무실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에 대해 “미국의 가장 오랜 동맹을 겨냥한 공포스러운 테러”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행정부에 프랑스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고 테러리스트들을 정의에 심판대에 세우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 공격의 희생자들과 프랑스 국민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보낸다“며 ”프랑스와 파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증오스런 비전을 극복해내는 세계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이번 테러 사건에 대해 강력히 비난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기자와의 문답 형식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습격 사건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중국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희생자 가족과 부상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중국은 모든 형식의 테러리즘을 결연히 반대하며 국가안전을 수호하려는 프랑스 측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프랑스 주간지 사무실에서 발생한 무장 괴한의 총격 사건에 “큰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8일 아베 총리가 이 같은 메시지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또 “비열한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으며,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희생자와 그 유족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일본은 프랑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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