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4,164.53.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의 꼭 1년 전 기록이다. 사상 최고치. S&P500지수도 이날 1,565.1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투자자들의 기쁨을 배가시켰다. 주가를 끌어올린 재료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된다는 기대심리.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드러난 상황에서의 경계론이 일었지만 주가가 노출된 대형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기류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졌다. 뉴욕증시의 최고 기록 소식은 다음날 아침 태평양을 넘어 아시아증시를 달궜다. 일본과 중국의 주가가 오르고 홍콩 항셍지수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승 분위기에 흠뻑 젖은 곳은 한국. 뉴욕발 훈풍으로 코스피지수는 최고가 기록을 3일째 이어갔다. 문제는 최고 기록이 기록으로만 남았다는 점. 낙관론와 달리 뉴욕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1년이 지난 오늘날 1만포인트선마저 깨졌다. 한국증시도 10월 말 최고치(2,064.85)를 찍은 이래 하락세로 돌아서 1,300선까지 무너졌다. 과연 언제쯤이나 2007년 가을의 기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우지수의 족적으로만 보면 회의적이다. 대공황기에는 주가가 1929년 9월 수준을 회복하는 데 25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나마 2차 세계대전이 없었다면 회복기간이 더 길어졌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렇다면 신혼부부가 손자를 볼 때까지는 주식투자가 위험하다는 얘기가 되는데 끔찍하다. 다우지수가 연평균 5.3%씩 상승한 20세기를 두고 ‘경탄할 만한 100년’이라고 평가했던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은 오히려 지금을 저가매수의 호기로 보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버핏의 판단이 적중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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