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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명품 브랜드 육성에 나설 때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퓨처브랜드'사의 지난 2010년 국가 브랜드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국 110개 국가 중 44위를 차지해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G20 정상회의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중위권 밖에 못 된다는 냉정한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회사나 개인에 있어서도 이러한 브랜드의 가치는 동일하다. 백화점의 경우 수백가지 브랜드가 모여서 매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특성 때문에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이 그 어느 곳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소위 백화점에서 명품으로 불리는 브랜드들은 각 장르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브랜드를 지칭하는 데 이러한 명품 브랜드들의 입점 여부가 백화점의 이미지와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입사원 시절 오픈 멤버로 참여했던 모 점포의 경우 오픈한 후 1년간은 중요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하지 않아 점포 매출이 상당히 부진했었는데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L브랜드가 입점하자마자 전세가 역전돼 점포 매출이 매월 두 자릿수 이상 신장하며 영업이 안정됐다. 명품 브랜드의 가치와 파워를 새삼 절감하게 된 경험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명품은 곧 수입품'이라는 인식이 80년을 넘어선 한국의 백화점 역사에서 여전히 불변의 진리로 남아 있다. 현재 500~600여개에 달하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 중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브랜드는 30~40개 정도인데 아직 이 범주에 속하는 국내 브랜드는 아직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백화점들도 '명품 입점'이 아닌 '명품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할 때가 왔다. 이것 또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이 달린 문제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백화점들은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감수해 왔다. 하지만 이런 경쟁이 앞으로도 계속 진행된다면 결국은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이익만 챙겨주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우리나라 브랜드에서 잘 만든 상품을 인정해주는 합리적인 소비와 또 그러한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 좋은 자리의 매장을 기꺼이 할애해주는 백화점의 배려가 합쳐진다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장한 한국 브랜드를 볼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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