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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0억달러 이상 M&A, 일본 13·중국 5·한국 0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M&A)이 기술 및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최선의 방안으로 꼽힌다. 지속적인 R&D 투자는 경쟁력 확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기업의 '내공'을 확실히 다지는 데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산업 간 융·복합화가 가속화되면서 점점 더 M&A가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유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자체 역량만으로는 기술발전을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일본은 물론 중국까지 가세해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기업 인수전이 치열하다. 중국은 자원 및 에너지, 정보기술(IT), 제약 분야에서 외국 기업들을 활발하게 사들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05~2014년) 거래규모 10억달러 이상인 M&A가 중국은 94건, 일본은 91건에 달했다. 50억달러를 넘는 빅딜도 일본은 13건, 중국도 5건이나 기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10억달러 이상은 15건에 불과했고 50억달러 이상은 한 건도 없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기업들의 소극적인 대응전략도 문제지만 M&A를 제약하는 불필요한 규제 탓이 크다. 중국 기업들이 M&A 큰손으로 부상한 것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다. 정부 후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은 경영권 인수와 함께 특허까지 사들이는 수법으로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지금 글로벌 기업 생태계는 R&D 등 전통적인 성장전략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애플·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수시로 크고 작은 M&A를 시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29일 기업들이 해외 M&A시 당국에 사전신고하도록 한 제도를 없앤 것은 다행이다. 또 다른 대못 규제가 없는지 살펴 풀 건 풀고 세제지원 등 과감한 M&A 유인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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