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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 클릭 → 터치로 미국 쇼핑문화의 진화

온라인매출 가파른 증가세 속 모바일 접속 비중이 PC 추월


미국 최대 쇼핑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온라인 매출 비중이 급증한 가운데 온라인 중에서도 모바일을 통한 쇼핑 접속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PC 접속건수를 앞질렀다. 미국의 쇼핑 문화가 오프라인 매장의 '카트'에서 PC의 '클릭'으로, 또다시 모바일의 '터치'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IBM은 독자 시스템을 활용해 약 8,000개의 글로벌 브랜드 등의 소비자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 27일 추수감사절과 28일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4.3%와 9.5%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한 블랙프라이데이 모바일 매출은 지난해보다 28.2%나 급증하며 전체 온라인 매출의 27.9%를 차지했다. PC보다는 모바일이 온라인쇼핑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추수감사절 당일 전체 온라인 쇼핑 접속건수 가운데 모바일 비중은 52.1%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PC를 앞질렀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에도 모바일 비중은 49.6%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온라인쇼핑 업체에서 더 가속도가 붙고 있다. e베이와 아마존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27%, 24% 증가했는데 모바일 비중은 46%에 달했다.

반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미 대형 쇼핑몰은 예년보다 다소 북새통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상당수 업체가 추수감사절 오후6시부터 영업을 시작해 고객이 분산된데다 온라인 구매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퍼거슨 사태에 따른 시위사태도 한몫을 했다. 시위대는 대런 윌슨 경관에게 사살된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블랙(Black) 대신 브라운의 이름을 따 '브라운 프라이데이'로 부르며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또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직원들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국 1,600개 매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는 "온라인 구매 증가나 다소 한산한 매장은 미 휴일 쇼핑 문화에 뉴노멀이 오고 있다는 증거"라며 "연중 최대 쇼핑일이 과거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올해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인) 12월20일 '슈퍼 토요일'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쇼핑 주도권이 점차 모바일 등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업체들도 공격적인 온라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 올해 경쟁사보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최저가판매제도'의 비교 대상을 온라인쇼핑 업체로 확대했다. 이처럼 가격경쟁이 불이 붙으면서 월마트·타깃·홈디포·시어스 등의 판매가격은 아마존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타깃의 경우 다음달 20일까지 단돈 1달러짜리를 사더라도 무료로 상품을 배송해줄 계획이며 베스트바이도 '떨이' 코너를 신설하는 등 인터넷 웹페이지를 새로 단장했다. 이에 힘입어 타깃의 추수감사절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40%나 늘어나는 등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오프라인 업체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게 유통업체들의 딜레마다.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의 테리 룬드그렌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이 의도치 않게 물건을 사도록 하려면 매장에 오게 해야 한다"면서 고민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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