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토요산책] "지금 창업해도 될까요?"
입력2006-05-19 16:36:57
수정
2006.05.19 16:36:57
10년 넘게 창업 상담을 하면서 예비창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지금이 창업하기에 적당한 시기인가”라는 것이다.
창업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는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각종 매체들은 연일 경기가 곤두박질친다 하고 창업박람회장이나 강의장마다 열리는 창업 강좌를 찾아다녀도 정답을 얻을 수가 없다는 게 한결같은 얘기이다.
창업 강좌를 들으면 들을수록 더 판단을 할 수가 없다는 상담자들도 많이 봤다. 이해가 간다. 창업 상담을 하는 필자도 시간을 내 재충전차 강의를 들을 때가 있다. 강사마다 서로 다른 논리로 ‘지금이 적기다, 아니다’를 논하는 것을 볼 때마다 창업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도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업종 분석 등 시장조사부터
창업을 앞두고 시장 조사를 하고자 찾은 강의장마다 한 업종을 두고도 여러 창업 전문 강사들이 서로 다른 논리로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예비창업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진 돈 대부분을 들고 창업시장에 뛰어드는 창업자의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적기에 창업을 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고 생각해 그 시기가 더욱 궁금할 것이다.
사실 창업은 업종마다 성수기ㆍ비수기가 다르고, 사람마다 창업 시기가 다르다. 따라서 성공을 위해서는 되도록 성수기에 업종을 선택한 후 창업자 자신이 비수기를 잘 넘길 수 있는 전략까지 세울 수 있을 때가 바로 창업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창업 대행 업무를 주업무로 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도 1:1 맞춤 창업 상담을 통해 업종을 추천할 때는 되도록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이 성수기 업종이면서 창업 예정자에게 맞는 업종을 찾는 데 주력하게 된다. 비수기보다 성수기 때가 성공률이 높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적정한 창업 시기는 업종의 성수기ㆍ비수기보다 창업자가 준비를 얼마나 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을 한 후 시작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는 얘기다.
5~6여년 전 숯불구이치킨점이 한참 붐을 이룰 때 4호선 미아역 부근에서 숯불구이치킨점 창업을 한 50대 후반의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업종을 선택하고자 강의장ㆍ박람회장을 5개월 넘게 찾아다닌 후 한 치킨체인점으로 결정, 창업을 했다. 당시는 치킨체인점이 붐을 이루고 있을 때. 시장 조사차 시식비로 쓴 돈만 해도 만만치 않았을 정도로 신중을 기해 선택한 업종이었다.
초기 반응도 좋았다. 맛도 좋고 또 점포 위치도 그런대로 B급지 이상이었다. 동두천에 있는 집과 미아동의 매장을 오가며 한달에 수백만원의 순이익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참패. 창업 9개월 만에 투자한 인테리어 시설비, 집기ㆍ비품 구입비, 가맹비 등으로 들인 돈을 다 포기하고 매장 문을 닫았다.
믿고 가맹했던 체인 본사가 운영이 부실해져 결국 가맹점 관리로 이어졌고 결국 음식이 제 맛을 못 내면서 그나마 찾던 단골들도 외면했다. 여기에 역세권 매장의 특성상 새벽2~3시까지 영업을 해야 해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끼던 점주는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내 돈을 투자해 창업을 한 경우 이익이 나면 당연히 자신이 가져가는 만큼, 손해 역시 자신이 감수해야만 한다.
현장경험 쌓아 시행착오 줄여야
그러나 현금에다 융자까지 얻어 투자했던 50대 후반의 부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버거운 일이었다. 아마 그 여파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창업 전문가 입장에서는 안타깝고 아쉬운 사례다.
이 부부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창업 시기를 잘못 택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부부가 성공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본사 선택에 신중을 기하기보다는 적어도 5~6개월 정도의 노하우 전수를 통해 본인이 직접 숯불구이치킨 맛을 낼 수 있을 때를 창업 시기로 잡았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창업이든 창업자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고 그 업종에 대해 철저히 알고 난 후 창업에 뛰어들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음을 명심할 일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